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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금융개혁, 한국 지도력 필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31일 글로벌 차원의 금융개혁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주요20개국(G20) 의장국인 한국의 지도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부터 이틀 간 한국은행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하는 '한은 창립 6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개혁은 중앙은행이 직면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또 다른 과제는 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잘 활용해 정책수단의 확충을 강구하고 향후 위기발생에 대비한 각국 중앙은행간의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흥시장국이 세계 무역 및 금융시스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무역 및 자본이동의 글로벌 불균형 축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며 "G20은 이를 주도할 위치에 있는데 이 시점에서 한국이 G20 의장국이라는 것은 한국에 대한 주목할 만한 신뢰의 표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 신속한 대응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흥미로운 점은 한국이 취한 강력한 경기대응적 정책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흥시장국에게 적절한 위기대응책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한은이 정책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대응적 정책을 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번 금융위기가 선진국에서 발생한 데다, 한국 등 신흥시장국이 1990년대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거시경제 체계 및 금융시스템 강화를 목적으로 한 각종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998년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3% 대로 낮아진 인플레이션율도 한은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