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채 발행을 하루 앞두고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30일(현지시간) 스페인은 악화되고 있는 경제성장 전망과 재정적자 감축 목표 이행에 따른 부담에 신용등급이 현행 'Aaa'에서 최소 두 단계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케이트린 무디스 부사장은 "스페인 성장전망이 Aaa등급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어둡다"며 "정부의 재정긴축과 경제주체들의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성장이 억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이 같은 판단이 3개월 안에 결론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신용등급이 한두 등급 떨어지면 'Aa1'이나 'Aa2'가 된다.
한편 무디스의 이 같은 경고는 스페인은 물론 유로존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평가를 가늠하는 스페인 정부의 국채 발행을 앞두고 제기된 것이다. 스페인은 1일(현지시간) 35억 유로(43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또다른 국제신평사인 피치는 스페인의 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으며,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도 지난 4월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무디스의 관계자는 그러나 스페인이 '제 2의 그리스'가 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스페인은 여전히 신용도가 높은 국가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가 11.2%였으며 공공 부채는 55%에 달한다. 무디스는 스페인의 공공 부채가 2014년에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채 발행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스페인 정부는 글로벌 경제 매체들과 인터뷰를 갖는 등 무디스의 경고에 따른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호세 마누엘 캄파 스페인 재무차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와 CNBC에 연달아 출연해 스페인의 디폴트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스페인의 재정 적자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며 "스페인의 디폴트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