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들이 낸 이자 비용이 이자 수입의 3배에 육박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영의 어려움도 심화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180개 업체를 표본 조사한 결과 국내 전체 기업의 지난해 이자 비용은 42조3천6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돈을 벌어 금융회사에 예치해 얻은 이자 수익은 14조8천900억원이었다. 비용이 수익보다 2.85배 많은 수준이다. 이는 기업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많이 빌리거나 채권 발행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는 낮아졌지만 차입 규모가 늘어 이자 비용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차입금 평균 이자율도 6.00%로 추산됐다. 그나마 대기업일수록 중소기업보다는 사정이 나았다. 대기업의 경우 이자율이 5.59%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6.48%로 높게 나타났다.
이자 비용은 2005년 이자 수익의 2.77배에 달했다가 2007년 2.27배, 2008년 2.43배로 낮아졌으나 지난해 급등했다. 2007년부터는 매출액 하위 10%의 소규모 기업이 통계에 포함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비용이 수익의 꼭 3배를 기록해 2003년 3.33배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이 2.40배에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3.88배에 달했다.
제조업의 평균 차입 금리는 2007년 6.35%에서 2008년 6.50%로 올랐다가 지난해 6.05%로 낮아졌다.
또 그 밖에 서비스업의 차입금 평균 이자율이 6.14%였고, 건설업 5.96%, 비제조업 5.95% 등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금융위기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급한 대로 돈을 끌어달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대규모 차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원자재 값 급등, 임금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