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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뮤지컬 <코러스라인> 춤·노래·연기에 열정으로 빛난 무대~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 <코러스라인>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1975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초연되며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 9개 부문, 드라마데스크상 5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초연 이후 35년 만에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코러스라인>은 8명의 댄서를 뽑는 최종 오디션에 참여한 17명 후보들의 인생과 도전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이들은 각자 자신의 성장과정, 가정배경, 배우 일을 하면서 느낀 행복과 좌절, 꿈 등을 전달한다.

이번 한국 공연의 연출은 지난 2006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투어공연의 연출 겸 안무가로 활약했던 바욕 리(Baayork Lee)가 맡았다. 바욕 리는 1975년 초연 당시 ‘코니’ 역할로 출연했던 원년 멤버다.

◆ 노래 춤 연기 실력 갖춘 배우들의 열정 무대를 꽉 채우다

이번 작품에는 남경읍, 임철형, 한다연, 이현정 등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뿐만 아니라 윤길이나 아이돌그룹 '유키스' 멤버 동호 등의 출연으로 일찍 화제를 모았었다. 실제 무대를 통해 본 이들의 열연은 참으로 대단했다. 무대는 거울이 전부, 그 거울이 위치가 바뀌고 각도가 바뀌며 조명과 함께 여러 가지 조화를 이루지만, 참으로 이보다 더 단순한 무대는 없을 듯하다. 게다가 배우들의 의상도 맨 마지막에 선보인 주제곡인 '원(One)'을 합창할 때의 금장의상을 빼고는 소박한 연습복 한벌뿐이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춤, 노래, 연기로 무대를 꽉 채우며 후끈후끈한 열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특히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춤동작은 참으로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배우들의 열정과 실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 브로드웨이 작품 그대로를 옮겨와

대부분의 라이선스 작품이 그러하겠지만, <코러스라인>은 특히나 원작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했던 연출의 의도가 강하게 묻어나있다. 17명 후보가 각자 자신의 프로필을 밝히는 부분에서 더욱 강하게 드러난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과 이름, 미국 공연에서는 이런 배경이 한명한명의 후보들을 이해하는 밑바탕이되겠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다. 이런 문화적인 갭을 줄일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문화 그대로를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언어와 배우만 바뀐 브로드웨이 공연을 만끽할 수 없는 둘도 없는 기회인 셈.


◆ 작은 이야기 큰 감동, 살짝 느려진 구성 아쉬움…

이 작품은 눈에 띄이지 않는, 띄어서도 안되는 코러스들의 희노애락과 삶의 몸부림을 담고 있다. 오디션에 참여한 후보들은 한줄로 서서 안무가의 면접을 받는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 형식으로 가끔은 춤과 노래로 보여준다. 이 부분은 화려한 스타의 뒤에 있는 코러스의 화려하지 않은 삶에 금빛의상을 더해주는 부분이라겠다. 어찌보면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 모두의 삶일 것이다. 사연도 각각이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크고 작은 감동이 마음을 적신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과정이 길어지다 보니 호흡이 늘어지고 관객의 몰입도는 낮아진다. 중간중간 춤과 노래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도 하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돛을 달고 갓 출항한 뮤지컬 <코러스라인>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꿈꾸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뮤지컬 <코러스 라인>은 오는 8월 22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