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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삼성전자, 최대실적 기뻐할 때 아니다

얼마 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무려 5조원이라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내 반도체업체 대부분의 실적대비 주가는 기대이하 수준이다.

왜 삼성전자는 사상최대치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고도 주가가 떨어졌을까?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의 한계성'이라고 판단했다. 사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비메모리 사업의 비중은 미미하다. 메모리 사업은 수요와 공급의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크고, 다른 경쟁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면 언제든지 시장에 후발 주자로 투입되어 추격이 가능한 분야다.

그러나 비메모리 사업은 아무 때나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다년간의 기술축적과 연구를 통한 지적재산이 시장 진입의 선결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모리 분야와 같은 과열경쟁 양상을 겪지 않아도 된다.

중국은 이러한 사실을 일찌감치 인식한 것 같다. 중국 정부는 향후 5년간 비메모리 산업에 2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의 1위 파운드리(Foundry)기업인 SMIC는 이미 파운드리 전체 업계 5위까지 상승했다. 중국이 비메모리 사업 육성에 집중한 결과 비메모리 분야 10위인 삼성전자를 뒤로 하고 5단계나 앞서 있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미국 오스틴 공장의 비메모리 반도체라인에 2011년까지 36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대만 ECFA체결로 비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기뻐할 때가 아니란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미래 반도체 시장점령을 위한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전자=반도체'라는 공식을 유지하고 싶다면 비메모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글ㅣ증권금융부 박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