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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안테나게이트, 스티브 잡스의 해명 적절했을까?

애플이 낳은, 아니 애플을 낳은 스타 CEO 스티브 잡스의 말 한마디로 인해 스마트폰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19일 오전(미국시간) 삼성을 마지막으로 잡스가 직접 언급했던 모든 제조사들이 모두 반박 성명을 냈다.

지난 16일 애플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잡스는 아이폰4의 수신결함 문제는 스마트폰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고해성사(?)를 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해명은 잘못 인정보다는 물타기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 언론들 역시 전반적으로 무료 케이스 제공이 해결방안으로는 적절했지만 해명 자체는 못마땅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잡스의 발언은 주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서도 부적절했다. 안테나게이트는 무료로 케이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매듭지을 수 있었는데, 타업체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이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신문제에 대한 논란이 계속 돼 애플의 이미지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박 성명에는 공통적으로 아이폰의 내부 안테나 디자인이 이미 결함이 인정되어 자사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임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보다 구체적인 기술적 논박이 오가며 애플을 괴롭히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기업인으로서의 이미지 문제.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애플의 승승장구를 이끌어오던 스티브 잡스가 자사 제품의 결함을 인정하는 자리에서 타사 핑계를 댔다는 것이 기업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신뢰에 흠집을 냈다.

전통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때 사과와 동시에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에 힘을 쏟아왔다.

반면 이번 잡스의 문제해결은 일견하기에도 전통적인 방식과는 전혀 다른 물귀신 작전으로 비치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재 '안테나게이트'로 입은 애플의 금전적 손실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제품결함에 대한 '사과'의 자리에서 '핑계 있는 무덤'을 만들어버린 해프닝은 오랜 시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부적절한 이미지로 남아 두고두고 손실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간담회에서 스티브 잡스가 표현한 것처럼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실수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 하는데 있어서 정공법이 아닌 이번 애플이 선택한 방식은 오히려 곳곳에 부작용만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