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경우 서민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정부가 미소금융과 같은 ‘햇살론’을 26일 출시한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등으로 서민의 자금수요는 늘어났으나, 서민금융회사는 유가증권투자, 부동산개발대출에 치중한 결과 서민대출이 감소했다”며 “서민들의 사금융 및 대부업 의존도가 높아져 대부업 시장이급성장하고 결과적으로 서민계층의금리부담도 동반 증가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는 4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서민금융활성화 방안으로 ‘햇살론’ 운영방안을 마련했다. 권부위원장은 “그 동안 서민금융회사가 서민의 낮은 신용도와 취약한 담보력 때문에 꺼려했으나 보증공급으로 이를 보완하여 서민대출에 주력할 수 있는 햇살론을 활성화해 서민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햇살론은 전국 상호금융기관에서 대출 가능하며, 정부가 100%가 아닌 85%를 보증해 주고 상호금융기관이 나머지 15%를 부담하는 ‘부분보증’ 방식이다.
◆ 기존의 미소금융과의 차이점은
미소금융은 비영리기관인 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반면 햇살론은 서민금융사 등 영리금융회사인 상호금융회사들이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미소금융은창업자금 지원과 함께 사후관리 및컨설팅을 병행했으나 햇살론은 긴급생계비에 초점을 맞춰 사후관리를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햇살론은 미소금융보다 폭넓은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의 서민층에겐 다소 까다로운 대출조건을 제시하는 미소금융에 비해햇살론은 신용등급 6~10등급, 저소득연소득 2000만원 이하 둘 중 하나의 조건만 충족해도 대출이 가능하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햇살론 대출이 가능한 보증대상은 최대 1700만명으로 추정된다.
◆미소금융 대출자도 이용 가능하나
햇살론은 중복대출이 불가능하다. 이는 미소금융재단에서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햇살론까지 대출받는다면 빚은 늘고 상환여력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권 부위원장은 “금융위기 당시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한시적으로 출시한 100% 보증상품은 햇살론을 출시하면서 판매를 중단했다”며 “미소금융 등 기존 서민전용 대출을 받은고객은 여신심사과정에서 걸러지게 돼 중복대출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어떻게 받나
햇살론을 대출받으려면 자영업자는 사업자등록증을, 근로자는 재직또는 근로소득 확인서류 등을 제출해야 한다. 무등록·무점포 자영업자는 인근 고정사업주, 통·반장, 상인회장 등에게 사업사실 확인서를 받아제출하고, 근로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근로자는 근로확인서, 고용주 영업허가증, 3개월 이상 급여 이체 실적이 기록된 통장원본을 제출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희망자가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방문하지 않고도 서민금융회사 창구만 방문해 대출할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출기관은 농협과 신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이다. 근로자는 서류심사로 적격판단이 가능하므로 서민금융회사가 지역신보를 대신해 직접 보증심사를 한뒤 1~2일 내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사업자의 경우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을 신청한 뒤 보증심사 결과를 7일 이내에 받아 대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저축은행 출자금 여력 있나
권 부위원장은 “출연금은 해당 금융회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협의했다”며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은충분하다”고 말했다. 금융화사들의 총 출연금은 1조원으로 상호금융사출연금은 매년 약 1333억원으로 6년간 총 8000억원이고 저축은행은 매년 약 333억원으로 6년간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 가계부채 느는 상황에 어떤 효과?
권 부위원장은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의 고금리상품을 이용하는 서민들이 대출금리가 훨씬 낮은 햇살론을 대체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고금리 부담이 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1천만원 대출을 가정하면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대출시 약 100만명의 서민에게 대출 확대가 가능하다. 또한 저축은행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이용자가 햇살론으로 전환할 경우 금리부담이 30~40%대에서 10%대로 낮아져 총 6조원 가량의 금리부담이 경감이 가능해진다.
권 위원장은 “특히 서민대출 보다 부동산 PF대출과 유가증권 투자를 늘려왔던 서민금융회사가 서민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그동안 서민금융사들이 서민금융을 등한시 하고 PF에 치중했던 것을 지적하고 앞으로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에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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