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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누구를 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인가

옛 동대문 운동장 터에 세워지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가 내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라크의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를 맡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는 액체 흐름을 형상화한 우주선 모양의 건물로 설계돼 완공 전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에 대해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되어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210~28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30년간 53조7천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44만6000명의 실업자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의 시공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동대문 운동장 인근 영세상인들은 생계 공간을 잃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노점상을 인정해준다는 디자인서울거리는 대로변의 노점을 이면도로로 몰아넣었고 동대문운동장 일대 1000여명의 노점상인들은 신설동 풍물시장이나 다른 곳으로 쫓겨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청계천 영세상인들은 동대문 운동장으로 쫓겨났고 이후 오세훈 시장이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번에는 신설동 풍물시장으로 쫓겨났다.

물론 서울시가 청계천 이주 상인들을 위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가든파이브를 세워 생계 공간을 마련했지만 비싼 분양가에 부담이 돼 이주 상인 3분의 1만 가든파이브에서 생업을 하고 있다. 나머지 상인들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이런 부작용으로 인해 옛 동대문운동장 앞은 생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인들이 연일 시위를 벌리며 서울시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제 청계천 이주 상인들과 옛 동대문운동장 상인들이 생업에 다시 전념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분명한 대책을 마련할 시점이 됐다. 시장경제의 근간인 이들 영세상인들이 살아나야 서민경제도 기지개를 펼 수 있기 때문이다.

글ㅣ사회부 홍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