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며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을 속속 연기하고 있다. 집값마저 6개월 째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에서 공급할 3천 가구의 분양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불패 지역으로 손꼽히던 송도 국제업무단지에서 분양을 연기하고 있는 이유는 인근의 청라지구에 의해 분양 상황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견업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동성 압박을 받으며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 분양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분양일이 정해지면 곧바로 자금을 투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중견건설업체의 경우 유동성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라며 “인천 영종도의 경우 모 건설사는 아파트 택지를 사놓고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아직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재개발 ‘일반분양’ 시세보다 높아
한편 재개발사업 또한 얼어붙은 분양시장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재개발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총회’ 이후 이주 및 철거, 분양 일정이 개괄적으로 결정되게 되는데 비례율을 통해 결정된 조합원 분양가, 일반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아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일반 분양가 가격을 확정하지 못하는 조합이 늘어나고 있고 관리처분변경계획 총회가 속속 열리며 일부 재개발 구역의 시름이 커가고 있는 모습이다.
동대문 답십리 16구역과 금호19구역의 시공사인 삼성건설은 일반분양 물량을 이번 달에 분양하기로 했다가 9월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금호19구역 조합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아 미분양 사태가 우려돼 조합원들의 반발이 크다”라며 “왕십리 2구역의 경우 일반 분양이 아닌 조합원 물량이 시세보다 싸게 매물로 나오며 사업성 악화에 대한 근심이 커져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던 재개발사업까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분양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7월 분양 물량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악성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며 8월 이후에도 분양여건이 좋아질지는 미지수”라며 “거래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분양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