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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설탕 밀 등 상품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국제 밀값은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2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밀값은 t당 211유로로 이날 하루에만 8% 올랐다.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6월 말 이후 50% 가량 상승한 것이다.
게리 샤키 영국 프리미엄푸드 밀가공식품 부문 대표는 “밀값이 지난 1972~73년 이래 최고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FT는 최근 밀값 폭등이 2007~2008년 세계 식량 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밀값은 t당 300유로 가까이 치솟았으며 세계 곳곳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한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밀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최근 세계 10위권 내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 불어닥친 혹서와 가뭄으로 인한 것이다.
한편 설탕의 원료인 원당(10월물)은 지난달 29일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파운드 당 19.57센트로 급등,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원당가격은 7월에만 22% 상승했다. 올 연말께 19.7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데 비하면 가격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원당 최대생산국인 인도가 6~7월 강수량 부족사태를 겪은 것이 원인이다. 6월 강우량이 예전 기록에 16%나 모자라면서 사탕수수 지배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대지 못했고 이는 작황악화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올해 설탕 수요는 전년대비 1.7% 늘었다. 국제설탕기구(ISO) 조사 결과 수요 대비 재고율은 20년 만에 가장 낮은 32%로 떨어졌다. 조사기관 F.O.릭트에 따르면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의 설탕 재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원당가격 상승은 글로벌 식품업체의 비용부담을 늘린다. 지난해 원당값 상승에 몸살을 앓았던 크리스피크림도넛, 허쉬 등이 올해에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크리스피크림은 이미 일부 제품 값을 올렸다.
원당가격은 생산 감소 탓에 내년에도 상승할 수 있다. 코잔 인두스트리아&코메르시오의 마르코스 러츠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질 최대 사탕수수 재배지역인 중남부의 내년 원당 생산량이 올해 전망치인 2800만톤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