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도 현대·기아차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8.5%를 기록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미국 빅3(포드, GM, 크라이슬러)와 일본 도요타, 혼다에 이어 미국 시장서 5위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이 3일 공개한 7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5만 4,106대를 팔아 치웠다.
현대차 미국법인 데이브 주코스키 부사장은 "수요가 매장 재고량을 넘어설 정도"면서 "하반기에는 생산량을 늘리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쏘나타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에 비해 33%, 34% 증가한 1만8215대, 1만7836대가 판매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산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34%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의 야심작 제네시스 역시 53%의 판매량 증가를 보이며 BMW 5, 벤츠 S, 렉서스 GS 등이 선점하고 있는 중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기아 자동차의 7월 판매량은 신형 쏘렌토와 소울의 선전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21% 증가한 3만5,419대로 집계됐다.
이번 성과는 미국 진출 후 두번째에 해당하는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중고차현금보상의 일시적인 효과로 최대 판매량을 보였던 지난해 8월과는 달리 기아 브랜드의 힘만으로 이같은 실적을 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기아측은 "쏘렌토는 지난 1월 출시후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했다"면서 "하반기 더 많은 신형 차종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일제히 공개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양호'. 전년동기에 비해 완만한 판매량 증가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시장 회복세에 불씨를 지폈다.
시보레, 뷰익, GMC, 캐딜락 등 4개 브랜드를 앞세운 제너럴모터스(GM)는 전년동기대비 25%라는 큰 판매량 증대를 기록했다. 구조조정 대상인 폰티악, 세턴, 험머 등을 포함할 경우는 5% 증가.
포드 자동차는 전월에 비해서는 판매량에 변화가 없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말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머큐리 브랜드의 판매량 하락이 전체 판매율을 끌어 내렸다.
크라이슬러는 이제 막 파산을 벗어난 덕분에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5% 증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프와 픽업트럭 램 등은 각각 54%, 14% 증가하는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 기업의 양대산맥 도요타와 혼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프리우스의 판매저조로 6.8% 하락했고, 혼다 자동차는 아큐라 브랜드의 판매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5.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