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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서울시마저 ‘곳간’ 비었다, 지자체 재정난 어디까지

지자체 재정난에 적신호가 켜지며 각종 공사의 재정상황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의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방만한 사업운영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한강 르네상스사업 등 전시성 사업에 예산을 집중해 서울시가 재정위기를 자초했다는 일각의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곳간’이 텅텅 비자 서울시는 편법으로 SH공사의 돈을 끌어다 일반회계 예산으로 사용하는 등 심각한 자금압박에 아등바등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올해 SH가 재정투융자기금에 갚아야 할 돈은 모두 5천200억원인데 이 중 3천억원은 상환기일이 아직 멀었지만 예산마련을 위해 서울시가 조기상환을 독촉해 일반회계 예산으로 전용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인천시의 경우에는 8년 사이 빚이 14.5배가량 늘어나며 인천시와 산하 공기업의 부채가 급속히 상승해 ‘재정파탄’ 직전에 몰렸다.

게다가 2014년 열릴 예정인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비 등으로 수조원의 부채가 추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인천도개공을 앞세워 개발 위주의 사업에 매달린 부작용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던 서울시와 인천시가 부도직전까지 몰린 것은 각종 개발 사업을 강행하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사의 부채 규모가 큰 폭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공사의 부채는 지자체의 예산안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뇌관’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는 않았다. 제2의 성남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은 재정위기를 겸허히 인정하고 뇌관을 잠재우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