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2분기 ‘어닝쇼크’를 먹은 우리금융이 이번에는 예금자 일탈로 정신이 없다. 즉 우리금융이 타 금융그룹에 ‘인수’될 것이란 각종 언론 보도로 한 차례 홍역치레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5일 보도자를 통해 “우리금융이 타 금융그룹에 피인수되는 것으로 표현됨에 따라 불안감을 느낀 거래고객들의 예금 인출 및 거래중단 요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민영화와 관련해 ‘인수’ 표현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 대신 ‘예보 보유지분 매각’이나 ‘민영화 참여’, ‘대등 합병’ 등의 표현을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즉 타 금융그룹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경우 인수가 아닌 합병방식으로만 가능하며, 합병도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행해지는 것으로서, 이 경우 예보는 합병법인의 주식을 교부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57%를 매각하는 현 민영화 구조하에서는 매각 지분율 및 거래금액 등을 고려할 때 타 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타 금융지주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경우 인수가 아닌 합병방식으로만 가능하며 합병도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행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객들에게 다른 금융그룹과 합병이 되더라도 종전과 똑같은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인수’와 ‘합병’ 사이에서 큰 차이점을 못 느끼기 마련이다. 고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이미 커질대로 커져버린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선 우리금융의 허둥대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