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김상현의 복귀로 꺼져갔던 4강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있다. 4위 롯데와는 4경기 차이로 최근 기아의 상승세로 볼 때, 현재 롯데와의 승차는 무의미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IA는 지난해부터 김상현으로 인해 울고 웃었다. 팀 타선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 받았던 그의 부상은 KIA의 중심타선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팀 성적의 추락 뿐 아니라 16연패의 치욕스런 결과도 떠안았다.
하지만 KIA는 김상현이 돌아온 이후 반전을 시작했다. KIA는 그의 복귀 후 치른 11경기에서 7승4패를 기록했다. 또한 그는 지난 주말 군산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올 시즌 첫 만루홈런 포함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리며 기세를 드높였다. 복귀 이후 아직 완전하지 않은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4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4강 진입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김상현의 존재감은 KIA의 중심타선에 대한 집중견제를 분산시켰다. 일례로 상대투수들이 그와의 정면승부를 피하려다가 다음타자에게 결정타를 맞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 중 김상현과 함께 CK포를 구축하고 있는 최희섭은 '김상현 효과'의 최대 수혜자다.
최희섭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상현이 없을 때는 아무래도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직접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두르다 보면 아무래도 좋은 공을 치지 못하고 볼카운트에서 쫓기게 된다"며 "상현이가 들어오면서 오히려 내가 스윙이 편안해진 느낌이다. 욕심을 버리니 공이 보이고 볼넷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조범현 감독 역시 “김상현의 타격 컨디션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팀 분위기를 고려해 꾸준히 출장시키고 있다. 아무래도 선수들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언급했다.
김상현은 자신이 잘 치는 것보다 동료들에게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올 시즌에는 더 이상 개인목표는 없다. 오히려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은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자존심을 만회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최다연패를 당한 팀이 그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파란만장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는 '김상현 효과'로 인해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