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종목분석] 선진국 경제둔화 우려 '外인 IT株 매도 이어질 듯'

선진국 경제지표 둔화 우려로 IT업계 반등 어렵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800포인트선에 접근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약세를 보였다.

그 동안 코스피 지수에 탄력을 주었던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 주 원인 중 하나였다. 이러한 현상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8월들어 13일까지 시장의 전기전자업종의 지수는 4.78%가 떨어졌다. 15일 거래소의 보고에 따르면 유자증권시장에서 13일까지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8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16일 삼성전자는 1% 넘는 약세를 보이면서 77만원대가 이탈되기도 하고 삼성전기와 LG전자도 약세를 보였다. 최근 반등에 나섰던 IT관련주들은 하반기 업황 둔화와 경기 둔화 우려감까지 맞물리면서 외국인들 중심으로 대량 순매도가 시장에 흘러나오자 또다시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IT업종의 경우 경기민감주라는 특성상 선진국들의 경기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의 경우 OECD 경기선행지수에 선행해서 가격이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업종은 국내 주도주로 국내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의 베이스였다. 또한 IT를 포함한 한국경제는 선진국과 중국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들의 경기상황과 변화에서 향후 IT주의 전망과 국내 경기 전망을 함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하반기 IT 주요 수출국 경기둔화 우려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의 IT주 매도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0년 6월 OECD 경기선행지수 원지수가 하락추세를 이어가면서 계절조정치 또한 0.1%p하락 반전했다. 김 연구원은 "독일을 제외한 미국,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국들의 경기선행지수 둔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OECD 경기선행지수 계절조정치가 추세적인 하락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OECD 경기선행지수 계절조정치 둔화는 선진시장보다는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에 더 큰 악재로 부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외부적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그는  "OECD 경기선행지수 계절조정치가 1999년 이후 이미 최고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2003년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 계절조정치 저점이 높아지면서 이머징마켓의 급격한 주가상승이 진행됐는데 2010년 하반기에는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2010년 5월을 정점으로 한 OECD 경기선행지수 둔화로 인해 3분기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경제도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빠른 회복국면으로 진입했으나,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 예상치가 기대치에 못미치고 있고 고용시장 후퇴로 인한 소비위축이 현실화 되고 있어 2010년 7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중국 도한 6월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인해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경제도 경기둔화의 우려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는 한국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특히 제품가격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OECD 경기선행지수 둔화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지고  제품가격하락 촉발로 귀결된다.

◆하반기 IT업종 매출 성장 악화 전망

올 2분기 실적마감을 앞둔 상황에서 KRX100 중에서 95개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KRX100 영업이익과 매출은 예상치를 하회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실적치가 예성치를 하회하는 경우 하향조정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OECD 경기선행지수 둔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3분기를 기점으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3분기 예상 실적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경우 2분기 기업실적은 상당히 긍정적인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하향 조정 했다.

이는 경기둔화 압력이 커지고 2010년 6월 이후 경제지표가 일제히 예상치를 하회하는 가운데 고용시장 악화와 주택시장 부진이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한국경제의 경우 선진국과 중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이번 상향조정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상승국면에서는 수요회복에 따른 가격강세 국면이 나타나고, 경기하락국면에서는 수요위축에 따른 가격약세국면이 진행 된다"며 "OECD 경기선행지수 하락에 따라 주요 가격상승률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IT업종 등의 매출액 성장률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까지 IT 초과이익 힘들듯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으로 향후 추가적인 환율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기업실적의 하락변동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중국의 경제지표 둔화에 따른 외국인들의 매도는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 초과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락에 따른 불안감에 IT주를 매도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2분기 실적고점에 올랐으며 4분기는 공급증가와 함께 실적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IT섹터는 하락하거나 상승하더라도 상대가 강도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소비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IT제품에 대한 실수요와 재고부담, 추가적인 IT 제품 가격 하락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IT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IT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매도를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저가매수의 기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