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TV 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부터 전 국민의 가장 가까이에서 사랑받는 대중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를 통해 타인의 삶에 공감하고 자신의 삶의 활력소로서 느끼고 감동받아 왔다. 이처럼 때로는 깊이 공감하고, 때로는 막장이라며 비난하면서도 간절히 기다려지는 TV 속 ‘남의 인생이야기’들은 우리 일상 아주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자아 찾기’는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 드라마의 주 시청자 층이 여성임을 감안할 때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드라마는 그동안 전통의 굴레에서 억압되어 있었던 여성의 삶을 세상과 소통시키고, 그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모습을 많이 그려왔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대한민국 여성들을 울고 웃기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 ‘나는 전설이다’ VS ‘글로리아’ VS ‘결혼해주세요’
지금 방송 3사의 HOT 한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SBS)’ ‘글로리아(MBC)’ ‘결혼해주세요(KBS)’는 모두 ‘음악’을 매개체로 30대 여성들의 자아찾기를 풀어내고 있다.
지금 한창 인기몰이 중인 SBS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 ‘전설희(김정은 분)’는 고교졸업 후 신데렐라처럼 법조명문가의 며느리가 되지만, 남편과 시댁의 멸시와 냉대를 참고 살아야 하는 여성. 결국 그녀는 위선적인 남편과의 이혼을 선언하고 고교시절 꿈이었던 여성 밴드를 다시 결성해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는 스토리로 중장년층의 여성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영화배우 배두나의 TV 복귀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MBC 주말연속극 ‘글로리아’ 또한 마찬가지. 열심히 인생을 살았지만 도대체 바람 잘날 없는 주인공 ‘나진진(배두나 분)’은 우연한 계기로 한물 간 나이트클럽에서 가수로 변신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변화를 시도한다.
또한 조강지처 신드롬을 이어가는 KBS의 주말드라마 ‘결혼해 주세요’도 평면적인 부부문제를 그리며 순항 중이다. 극 중 ‘남정임(김지영 분)’은 열심히 뒷바라지하여 남편을 대학교수로 성공시켰지만 자신에게 무뚝뚝해지고 소원해진 남편이 야속하다. 그녀는 이혼숙려기간 동안 음반프로듀서인 ‘최현욱(유태준 분)’으로 인해 깜짝 가수로 변신하게 되면서 새 인생을 열게 된다.
◆ 꿈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쟁취하는 여성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적 약자라는 점이다. 이혼녀이거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주부, ‘스펙’이 심하게 부족하고 게다가 나이까지 많은 여성, 즉 대부분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드라마 속 그들의 삶이 다소 좀 과장되거나 비현실적인 부분이 존재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그런 그들이 고군분투하며 전쟁 같은 세상과 맞서 이겨내는 그 과정에서 통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많은 여성시청자들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표현의 수단으로서 외모와 트렌드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로 드라마 속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의상, 헤어, 액세서리 등 패션아이템은 대중들을 발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면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그들의 가치관을 비롯하여, 외모 및 패션이라 할 수 있다. 외모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그 목적이나 본질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과거 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이 소극적이고 제한적이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더욱 과감해지고 적극적으로 변화된 것. 현재 뷰티산업은 불황기를 모를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그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많은 여성들이 외모나 패션을 수단으로 하여 자신의 성향이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성형상담을 받는 여성들은 나이나 결혼여부를 불문한다. 최근에는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고자 하는 동안성형술이나 전체적인 이미지 교정을 위한 안면윤곽수술의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여성들은 대체로 외모적인 부분에서 자기만족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성형수술을 통한 외모콤플렉스의 해소가 여성이 자신의 자존감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한다.
◆ 내 삶을 일으켜주는 드라마, 앞으로도 잘 부탁해!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과는 크게 상이하다. 그러나 가족 혹은 제도와 관습, 가혹한 세상과 맞서 싸우는 여성들을 통해 결국 진짜 삶이란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교훈을 우리 모두에게 던진다. 앞으로도 드라마 속 그녀들의 다양한 세상 적응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