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달 중순쯤 공식 서명될 예정이다. 공식 서명을 하게 되면 협상 절차는 종료되며, 이후 양측 의회가 비준하면 협정이 발효된다.
외교통상부 안호영 통상교섭조정관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EU 외무장관 이사회가 다음달 10일 개최될 예정이며, 이 회의에서 한·EU FTA 문제를 논의해 공식 서명을 위임하는 결정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 이후 적절한 시기에 양측의 공식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 발효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과 수혜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에 따른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혜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석유화업 기업 경쟁력 강화 전망
2011년 이후 정식 발효될 경우 항공유, 경유에 부과되고 있는 3.5~4.7%의 관세의 점진적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석유제품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경유가, 항공유 시황 호조로 정유사들의 수익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EU와의 FTA는 정유업 수익기반 안정화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특히 SK에너지의 2009년 전체 석유 제품 수출 물량의 25%가 유럽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도 국내 최초로 REACH본등록으로 LG화학의 아크릴산과 부틸 아크릴레이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중소업체들은 EU의 REACH규정에 따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중동의 에탄가스(C2) 베이스 대규모 설비 증설에 따라 에틸렌 체인의 PE/EG 제품 가격이 6개월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제품 가격의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시황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중동의 에틸렌 체인에 편중된 증설이 결국 C3, C4 체인의 수급 불균형과 투자 지연을 야기해 체인 별 수익 향우 기회가 확대됐다"며 "높아진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경쟁력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국내 기업에겐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마진 경쟁력 상승 중
8월 2주 복합정제마진(석유제품 평균가격-원유구입가격-원유수송비)은 배럴당 7.4달러수준으로 전주 8.4달러 대비 1.0달러 하락했다. 2009년 1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제마진 3~8달러 박스권 상단에서 어김없이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황규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차장은 정유업체 가동률 상승에 따른 물량 부담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8월초 등/경유 마진 강세에 따른 수혜를 얻기 위해 국내 정유사는 8월 정제설비 가동률을 전월 대비 3~5%로 높였다"며 "이로 인해 8월 중순부터 정유제품의 시장 공급량이 증가하게 될 전망이어서 당분간 정제마진은 박스권 탈출 보다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요 NCC 업체 평균 현금 마진(제품가격-원료가격)은 톤당 411달러 수준으로 7월 16일 326달러 이후 4주 연속 상승했다. 황 차장은 "이란 경제재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란산 제품 수입이 제한돼 인도의 석유화학제품 공급이 타이트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가 약하지만 동북아시아 지역 NCC 업체 수익은 호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별로 PVC는 7월 중순 866달러에서 8월 2주 960달러, ABS는 1778달러에서 1946달러로 뛰면서 가격 강세가 두드러졌다. 황 차장은 "중국의 2010년 9월까지 카바이드 베이스 PVC 공장 39개에 대한 폐쇄 계획 발표와 8월말로 예정돼 있던 천진 Dagu ABS 신규공장 20만톤 설비가동이 9월 말~10월 초로 연기되면서 구매수요가 집중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