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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귀금속 '무기화'…첨단산업 주도권 잡기 '노골화'

전 세계 희토류(Rare Earths) 생산의 97%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량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

희토류는 란탄, 세륨, 네오디뮴 등 17개 원소를 일컫는 희귀금속의 하나로 화학적으로 안정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이 있어 전기차, 스마트폰, 미사일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중국정부는 최근 올해 희토류 수출량을 지난해보다 40%나 줄어든 3만여t으로 제한했다. 특히 하반기 공급량은 72%나 줄어든 8천여t에 불과하다.

중국은 수출 삭감에 대해 중국 정부는 희토류 채굴이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며 환경 보호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제련 및 가공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여 기술을 이전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부 주도로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희토류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수출통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신무역 전쟁을 낳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미국 폐광 다시 살리는 등 대응 나서

미국은 환경오염을 우려해 희토류 생산이 가능한 일부 광산을 폐쇄하는 등 생산량을 줄여왔지만 중국정부의 이같은 결정으로 비상이 걸렸다.

자국내 개발 가능한 광산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린다. 보조금 없이 중국과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희토류를 비롯해 철광석, 금 등 1조 달러 어치의 지하자원이 발견됐다는 미 국방부 발표가 있었지만 산업기반이 없어 실제 이용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결국 미국은 비상이 걸린 미국은 90년대 문을 닫은 매운틴 패스 광산을 내년 하반기께 가동하기로 했다.

◆ 일본은 이미 비상…관련 업계 '패닉'

중국 희토류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서는 중국 정부의 발표 후 희토류 가격이 30% 급등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8일 정무관이 중국을 방문 중국 상무부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지난해 수출한 5만톤이 전량 소비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수출을 줄여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본은 오는 28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나오시마 마사유키 경제산업상이 '지난해는 전세계적인 불경기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을 들어 지난해 정도의 수준을 확보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할 방침이다.

일본 업계는 중국이 향후에도 수출량을 제한한다면 친환경 하이브리드차 및 가전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 국내 업계도 타격…미리 대비해야

국내에서 쓰이는 연간 약 7000t의 희토류 전량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의 이번 결정에 타격이 우려되는 이유다.

특히 희토류는 첨단산업의 필수 소재이지만 워낙 극소량이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가 선정한 6대 전략광물에도 포함되지 않아 비축물량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산업계에서 많이 쓰는 희토류는 영구자석을 만드는 디스프로슘,LCD 등 디스플레이 화면을 연마하는 데 쓰이는 세륨 등이 대표적이다. 또 LCD 편광판,LED,삼파장 전구를 만드는데 이트륨,테르븀 등을 형광재료로 쓴다.

아직 사용비중과 가격이 낮아 국내업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지만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제품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희토류 재료비 비용이 낮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아직 부담을 갖고 있지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수출 규제와 독점 횡포가 더 심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