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우리금융 민영화 속도 낸다…매각주간사 접수 마감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의 민영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한 우리금융 매각주관사 제안서 접수에 총 17개사가 몰렸다.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사가 9곳, JP모건 등 해외사가 8곳이었다.

예보는 1차 제안서 평가와 2차 프리젠테이션 평가를 거쳐 9월중 매각심사소위원회 심의를 통해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게 된다.

◆KT, 포스코 등에 지분 타진 매각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KT와 포스코 등에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재무적 투자자 4~5곳이 컨소시엄을 구성, 주주별로 우리금융 지분 4~9%를 나눠 갖는 과점 주주체제의 민영화 방식을 선호해왔다.

컨소시엄에 포함될 후보군으로는 KT와 포스코 등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기업 고객들,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기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우리금융의 잠재적 투자자들이지만 아직 실질적인 접촉은 없었다"면서도 "입찰 공고 등이 나면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우리금융으로부터 지분 매입 제안은 구두로 받았지만 협상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KT가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우리금융으로부터 어떤 제안도 없었고, 제안이 있더라도 금융산업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투자자가 예보보유 지분 가운데 30% 가량을 나눠 사들이면 우리금융은 지배주주 없이 독자 경영을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보유 중인 비씨카드 지분 총 27.65% 가운데 20%를 KT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우리금융을 분산 매각을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물량을 얼마나 높은 가격에 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며 "입찰 과정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보고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적극 나서는 인수자 아직 없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KB금융이나 하나금융과 합병이 이뤄지면 '1등 은행'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또 세계 50위권내 진입도 가능하다.

특히 민영화가 이뤄지면 우리금융은 독립적인 경영권을 갖고, 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우리금융 인수에 적극 나서는 곳이 아직까진 전무하다.

그나마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하나금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한금융은 ‘덩치 키우는 메가뱅크에는 관심이 없다’며 우리금융 인수합병(M&A)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고, KB금융도 어윤대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 없다는 점을 누차 밝혀왔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덩치가 100조원 이상 큰 우리금융을 합병할 능력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지난달 김종렬 하나금융 사장이 "인수·합병(M&A)를 위한 내부 조달자금이 2조원 정도 된다"고 밝혔지만 우리금융 지분을 30%만 사는 데만 3조원이 더 든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만약 우리금융 민영화로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면 독과점 현상이 나타나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