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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가 지난 18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4일까지 가입자가 20만 명을 돌파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 팬택의 베가 등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이 잘나가는가 싶더니, 아이폰이 너무나 쉽게 앞질러버리는 모양새다.
아이폰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 하드웨어 사양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콘텐츠 싸움에서는 상대가 안 된다.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22만여 개의 앱이 등록되어 거래되고 있지만, 국내는 SK T스토어가 4만 5000여 개, KT 쇼 앱스토어가 2000여 개의 수준이다. 또, OS도 대부분의 국내 스마트폰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 결국 겉모습만 국내 스마트폰의 모습일 뿐, 그 알맹이는 거의 외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OS인 ‘바다’를 개발해 웨이브에 탑재하고 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비하면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영국의 시장조시기관인 유거브가 조사한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준다. 스마트폰 사용자 21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지난 6월 기준), 삼성 휴대전화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2%, LG 휴대전화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1%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아이폰은 41%, 블랙베리는 14%, 노키아와 HTC는 10%에 이르렀다.
영국의 국제모바일공급사협회인 GSA는 그 이유에 대해 한국기업의 스마트폰은 고유의 시스템이 없고 업무와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들을 활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대로라면 결국 하드웨어 공급자로 남을 거라고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스마트폰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한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공급하기 위해 각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나서야 한다. 우수한 개발자를 양성하고, 각 나라의 현지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자. 이대로 계속 간다면 한국은 기계 찍어내는 공장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