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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에 발생한 천연가스버스 폭발사고의 원인규명이 밝혀졌다. 조사 결과, 버스의 가스통의 균열과 밸브의 오작동으로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와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버스 가스폭발 감식 결과에서 "폭발한 연료통의 클램프(용기고정부품) 볼트가 헐거워진 채 버스 운행이 계속됐고 진동 등으로 복합재가 손상됐다"며 "밸브 오작동 및 밸브 전선의 단선 등으로 연료통에서 충전가스가 방출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클램프와 볼트에 의한 용기 훼손이 버스에 있던 승객 18명이 다치고 주변상가와 차량들이 부서지는 사고로 이어졌다.
금속용기와 용기의 복합체가 연료통을 감싸며 연료 내부 압력을 가해 가스 연료를 보관하는데 복합체에 균열이 생기면서 감당할 수 있는 압력이 반으로 줄어들어 가스 폭발이 일어났다.
가스통을 버스에 고정시키는 클램프가 헐거워진 상태로 운행하면서 흔들리자 연료통 외벽을 긁으면서
15cm가량의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 엔진과 가스통을 연결하는 밸브가 고장나 가스가 엔진 쪽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
또 국과수와 성동경찰서는 "버스의 엔진온도, 지열, 전도열 등에 의해 내압이 상승해 금속 가스 용기부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폭염이 겹쳐 가스가 팽창했고 균열이 간 연료통이 내부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폭발이 일어난 것.
사고 버스는 정기검사를 받았지만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내버스의 가스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김대권 서울 성동경찰서 과장 "연료통 육안 검사, 간이 가스누출 검사, 비눗물 검사 등 정밀검사 없이 형식적인 검사에 검사결과는 적합판정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결국 정밀점검만 했더라면 충분히 가스통의 균열을 발견할 수 있었고, 사고도 막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차량 제조사인 대우자동차는 볼트에 의한 연료통 손상을 확인했으나 사고 차량에 대해서는 볼트를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버스 점검체계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우차 측은 "당시 캐나다 연구기관에 용기 흠집 실험을 의뢰했으나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대우차는 다만 2005년 이후 제조한 차량에 대해서는 작은 볼트로 교체해 장착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에서만 하루에 5백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시내버스가 철저한 점검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시민들의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