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메트로 풍속도] 지하철 1회용 교통카드…오히려 시민불편 가중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지하철·전철 전 노선에 기존 종이승차권을 대체하는 1회용 교통카드를 도입했다.

1회용 교통카드는 지하철·전철 역사 내에 설치되어 있는 '1회용 발매·교통카드 충전기'에서 목적지를 선택한 후 운임과 보증금(500원)을 투입하고 구입할 수 있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보증금 환급기'에서 이용한 1회용 교통카드를 투입하면 보증금 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500원으로 돌려받지 못하고 지갑속에 무방비로 방치되고 있는 1회용 교통카드가 늘어나고 있다.

한 달에만 무려 30만장이 반환되지 않고 있는데 문제는 한 장에 5백 원씩 시민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이 총 26억 원이 잠자고 있다.

서울시는 한번 쓰고 버리는 종이와 달리 재활용이 가능해 연간 30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1회용 교통카드를 도입했다.

이 1회용 교통카드 가격은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운행비와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 5백 원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반환되지 않는 교통카드가 하루에 만장이 넘습니다.

시민들은 운행비에 이어 보증금 500원을 더 지급해서 돌려받는 과정이 번거롭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동에 사는 황씨는 "출근길에 빨리 가야 될 때는 보증금을 더 내야하는 이중부담이 따르고 환급받는 과정이 좀 귀찮다"며 "회사에 빨리 가야되는데 번거로운 보증금 때문에 시간이 지체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씨는 "쓸 줄 몰라서 주는 사람도 있어요. 이거 쓸 줄 알면 사용하라고"라며 "우리 같은 노인들은 기계 다루기가 서툴기 때문에 1회용 교통카드를 뽑는 것도 어렵고 깜빡해서 보증금을 환급받지 못하고 바로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강하게 말했다.

시민들은 도착역 요금소에서 빠져나올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카드나 종이승차권을 처리할 수 있어 곧바로 목적지로 갈 수 있었다. 그러나 1회용 교통카드가 등장하면서 곧바로 목적지로 가는 버릇이 남아있어 보증금을 환급받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갑 속에서 한두 장씩 잠자는 1회용 카드가 지난 15개월간 5백18만장. 찾아가지 않은 보증금은 26억원에 이른다.

한 장당 원가는 7백 원인데, 보증금은 5백 원이어서 카드가 반납되지 않으면 지하철 운영기관도 2백원씩 손해를 본다.

보증금을 찾아가라는 홍보가 부족해 이 같은 부작용이 나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은 "고객에게 보증금을 돌려받게하기 위해서는 안내와 홍보를 강화하고
관리를 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등은 돌아오지 않은 플라스틱 교통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비용은 쌓여있는 보증금 26억에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 제기되고 있다.

안의원은 "1회용 교통카드 미회수시, 미반환보증금으로 1회용 교통카드 부족분을 아무런 기준도 없이 재발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운영수수료를 지급받게 되는 카드사만 배불리는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며 "재발매 신청 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합리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