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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용산국제업무지구프로젝트에서 손 뗐다

용산국제업무지구프로젝트(이하 용산프로젝트)가 새 국면에 돌입했다. 삼성물산(건설부분)이 용산프로젝트 자산관리위탁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AMC)경영권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코레일 측은 최근 삼성물산 측에 사업에서 실질적으로 손을 떼라고 요구하며 경영권 포기를 위해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 지분 전량을 양도하라고 압박했다.

삼성물산이 이를 거부하면 내달 주주총회에서 ‘AMC계약 해지를 위한 결의 요건 변경’을 담은 정관개정안을 통과해 실력행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드림허브 측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사실상 사업포기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쳐지고 있었다”라며 “정관 변경을 통해 경영권을 강제로 박탈당하기보다 스스로 기일 내에 경영권 포기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용산역세권주식회사의 경영권을 포기함에 따라 삼성물산은 사업주체에서 단순 지분 투자자로 지위가 축소되게 된다.

코레일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삼성이 지분양도를 결정한 일은 환영할 만 하다”라며 “삼성의 경영권 포기를 전제로 제시했던 랜드마크빌딩 선매입 등 향후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삼성이 용산역세권개발주식회사에서 손을 뗌으로써 단순히 지분을 출자한 건설투자자의 하나가 됐다”라며 “하지만 지분으로 배정되는 5천400억원 규모의 시공권은 유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이 사업 주체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되자 용산프로젝트의 새로운 밑그림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일단 코레일이 계획대로 랜드마크빌딩을 선매입하면 시행사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2012년까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8조800억원의 절반가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뿐 삼성물산이 경영권에서 발을 뺀 만큼 하루빨리 대체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 내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발이 묶여 지급보증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고 사업진행에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함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을 제외한 10대 건설사 중 하나 이상이 용산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사 입장에서도 국내에 대규모 PF사업을 진행하며 용산프로젝트사업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라며 “그 외의 건설사들 역시 IFRS 도입을 앞두고 있어 부채비율 급증을 우려해 신규참여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고, 대형 PF사업이 줄을 잇고 있어 삼성물산을 대체할 카드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 선매입을 제시하며 지분출자사를 찾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을 대체할 카드를 찾는 것보다, 지분 재조정을 통해 다수 업체가 지분을 나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시나리오라고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