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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지진 강타…피해규모 17조원 예상

뉴질랜드를 강타한 지진에 따른 피해규모가 최소 200억 뉴질랜드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뉴질랜드 국영 지질관측기관인 GNS 사이언스에 따르면 지진은 4일 새벽 4시35분(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남서쪽 33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진규모는 7.1에 이르렀고, 이후 14시간 동안 규모 3.7∼5.4의 여진이 29차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규모 5 이상의 여진이 수주일에서 수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크라이스트처치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수도관, 전력선 등 유실로 전체 가구의 약 20%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3분의1은 물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북섬 오클랜드에 이어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의류업체 카트만두, 상업용 주방용품 업체 서던 호스피탤리티 등 상당수 뉴질랜드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 100여채가 무너지고, 수도관, 하수관, 도로 등이 유실됐으며 쇼핑몰 등이 문을 닫는 등 상업 활동도 마비됐다.

5일에는 시속 130km의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예상돼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쓰나미 경보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해안지대 주민들은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와 함께 쓰나미가 밀어닥칠 수도 있는 두려움으로 상당수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크라이스트처치를 방문한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도시 일부가 마치 세탁 건조기에 빨려 들어갔다 나온 듯 무너져버렸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고에도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은 "완벽한 기적"이라고 말했다.

규모 7.1의 지진은 뉴질랜드 역사상 8번째 강진으로 1931년 네이피어 지역을 강타한 지진에 이어 피해규모가 두 번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강진이 알려지지 않은 대륙판의 균열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수도 웰링턴 지역의 강진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