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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추가 경기부양 "SOC 500억弗 투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동절인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해 앞으로 6년간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경기부양책은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9%대의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한 장기적 조치지만 단기적으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선전을 측면지원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간접자본(SOC) 건설 투자에는 도로 24만1천㎞, 철도 6천400㎞, 공항 활주로 240㎞ 건설 등이 포함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도로 건설 규모가 지구 6바퀴에 해당하고 철도 건설 규모는 북미 대륙의 동서 횡단이 가능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각종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대출을 책임질 '인프라 뱅크'의 설립도 내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사회간접자본 건설 계획은 당장 재원이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가시화되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오바마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계획에 대해 공화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공화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넬 의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이미 실패로 판명된 이상 추가 경기부양책에 또다시 국민세금을 쏟아 부을 수는 없다"면서 관련 법안의 의회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공화당의 하원 원내대표인 존 베이너 의원 역시 "더 많은 부양책과 세금인상, 재정지출은 필요없다"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민주당의 지출 남용을 중단시키기 위해 의회 권력을 민주당의 손에서 공화당이 되찾아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추가 부양책이 다분히 중간선거를 의식해 급조된 정치적 플랜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공화당으로서는 이번 법안 통과를 막는 전략을 다방면으로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야당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슈퍼 60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독자적인 법안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주지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선거전의 주요 경합지역을 돌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은 공화당의 발목잡기 공세로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부각시킴으로써 수세에 몰린 선거전 국면을 전환시켜보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밀워키 연설에서 상당부분을 공화당을 향한 비난 공세에 할애했다.

그는 "하늘이 푸르다고 하면 공화당은 아니라고 하고, 물고기가 바다에 산다고 해도 그들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면서 공화당은 무조건 반대만 하면서 통과가 절실한 법안 처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방문해 추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1천억달러에 달하는 R&D 세액공제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