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이 발표 된지 1주일이 지났지만 집값 하락이 가속화되며 그 여파가 금융권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집값 가격 하락 등으로 비롯된 대출부실 확대가 은행권을 급습해 은행 지주사들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국내 7개 은행지주회사들의 2분기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발표한 결과, 1분기 13.53%보다 0.27%하락한 13.26%로 드러나 DTI완화에 따른 은행 건전성이 악화일로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BIS비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적인 지표로 국내 은행지주사들의 BIS비율이 하락한 것은 2008년 3분기 이후 2년4개월만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주 국내 18개 은행의 2분기 BIS 비율도 14.29%로 1분기 보다 0.41%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은행의 BIS비율이 떨어진 것도 21개월 만에 처음인 일이라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BIS비율이 급감하며 은행권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집값하락이 장기화되는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 대출채권이 대규모 부실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 집값 하락이 가속화되며 은행 부실채권 잔액이 25조5천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이런 이유로 은행지주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분기 2조5천억원에서 2분기 5천억원으로 급감해 은행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내년 3월까지 DTI규제가 폐지되며 대출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이를 금융권이 감당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부동산을 둘러싼 PF, 부동산가격 조정, 대출규모 확대 등 금융 부실화를 부추길 수 있는 악재들이 곳곳에 즐비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DTI 폐지에도 불구, 아직까지 은행 창구가 대출자들로 붐비는 현상은 없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생계형주택구입자를 중심으로 대출폭탄이 곧 터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은 일단 방향이 잡히면 쏠림 현상이 극심해 ‘대출’폭탄이 줄줄이 터져 은행 부실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이와 관련 한국부동산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가 700조원을 웃돌아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도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라며 “가계대출 부실사태가 벌어지면 금융회사로 연쇄적으로 퍼져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제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은행 부실화를 연이어 경고한 바 있다”라며 “PF대출 부실화, 대출규모 확대와 집값하락이 맞물릴 경우 일부 은행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