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동계가 7일(현지시간) 현행 60세인 정년을 62세로 연장하려는 정부의 연금개혁 입법안에 반발해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법안의 국회 심의가 시작된 이날 하루 동안 프랑스 전역에서 200여만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정년연장 반대 파업은 지난 3월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충분한 사전 공지가 이뤄지긴 했지만 철도, 지하철, 공항, 학교, 은행 등이 파업의 여파로 사실상 마비됐다.
파리 동·북역, 리옹, 몽파르나스 등 주요 기차역에는 6일 오후 7시부터 열차 운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프랑스 주요도시와 이웃 국가를 연결하는 고속열차 테제베(TGV) 운행률도 60%까지 떨어졌다. 미처 열차편 취소를 확인하지 못한 시민들이 다른 교통편을 구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상당수 항공편도 취소됐다.
그러나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정유기업 노동자들의 파업 동참에도 불구,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전력수급 등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한편 프랑스 국민들은 대부분 이번 정년연장 반대 파업에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일 라디오방송 레에코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74%가 '파업이 정당하다' 또 62%는 '정년 연장이 부당하다'고 대답했다.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사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 참가자들은 "수십년간 납부한 높은 수준의 연금보험료에 대한 혜택을 볼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정년 연장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기대수명이 길어진 상황과 함께 재정 적자 해소를 이유로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