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은 어떻게 해결할까?’ 직장인 정규호(34)씨는 고민이 많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기 때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졌다고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상기온 현상과 태풍의 영향으로 사과, 배 등 과일 값이 폭등하고 있어 선택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올해 유통기업들은 추석시즌을 맞이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물을 구입하려는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 : 합리적인 소비층)를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류업계는 위스키-와인 종합 세트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의 레이블을 접목시킨 이색 상품을 출시했으며, 백화점과 식품업체들은 가격대별로 아주 저렴하거나 초고가의 선물세트를 준비해놓고 추석 시장을 노리고 있다.
◆주류시장, 뻔한 구성과 포장은 가라! 스포츠, 문화와 결합한 이색 선물세트 ‘눈길’
하이트-진로 그룹의 위스키 계열사 하이스코트는 추석을 맞아 위스키 11종, 와인 21종 등 총 32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선물세트는 소비자의 사정을 고려해 3만원대에서 70만원대까지 매우 다양한 패키지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하이스코트는 이번 추석 명절 선물용으로 위스키와 와인을 한 패키지에 구성한 종합세트를 마련해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표 위스키인 킹덤 12, 17년산과 와인 ‘쁘띠 비스트로 까베르네 소비뇽’을 함께 구성한 것(사진1 : 500ml, 3만8천원 / 사진2 : 450ml, 5만1천원)으로 ‘쁘띠 비스트로’는 와인 레이블에 고흐의 명화 ‘아를르의 밤의 카페’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영FBC가 추석을 겨냥해 내놓은 골퍼 와인 '페폴리 골프 패키지'(8만5천원)도 눈길을 끈다. US 오픈 등 세계 정상급 골프 대회에서 골퍼들이 많이 마시는 와인으로 통하는 이 와인은 특히 캐디백 모양의 와인 전용 캐리백에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또한 명작 동화 '장화신은 고양이'에서 영감을 받아 샤토 무통 로칠드가가 와인으로 재탄생 시킨 '카라바스 레드&화이트'(8만5천원) 2종 세트도 출시되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 스케치를 접목시킨 '에쿠스'(3만3천원) 와인도 선보였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베로나 지역의 레드&화이트 와인으로 구성된 '빌라엠 로미오&줄리아'(2만 7천원)도 출시됐다. 서로 마주보는 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독특한 라벨이 특징이다.
◆롯데닷컴, 실속있는 선물까지 담은 저가 상품세트인 ‘만원의 행복’ 선보여!
롯데닷컴은 오는 10일까지 매일 오전 10시 선착순 300명에게 명절 인기 선물세트를 1만원에 판매하는 ‘만원의 행복’ 이벤트를 연다. 롯데닷컴 4대 인기 기획전(서프라이즈, 슈퍼원, 브랜드워, 화려한 초대) 페이지에 숨어있는 ‘복덩이 송편’ 아이콘을 찾아 클릭하면 선물세트를 단돈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공동구매 등을 통해 초저가 상품 비중을 대폭 늘렸다. 특히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1일 여러 상품을 직접 골라 선물 바구니로 구성해주는 추석 선물용 '맞춤 바구니 선물세트'도 선보였다.
◆대형할인점, 초저가 묶음제품 판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은 저가 묶음제품을 대량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마트는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상품을 지난해보다 20∼30% 늘렸으며 홈플러스도 3만원대 미만 저가상품 비중을 전체 선물세트의 50%까지 끌어올렸다.
샘표는 추석 음식을 준비용으로 1만원 이하의 저렴하고 실속있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알뜰세트 각 호에는 간장, 물엿, 식초 등 명절 음식용 필수 아이템이 들어있어 유용하다.
큰손 고객을 위한 1900만원짜리 싱글 몰트 위스키, 1000만원 상당의 산삼, 19만 8천 원짜리 김치
VIP 고객을 겨냥한 초고가 선물도 추석 선물 카탈로그에 대거 올랐다.
◆롯데 백화점, 프리미엄 붙은 초호화 선물세트 준비
롯데백화점은 1900만원짜리 싱글 몰트 위스키인 '글레피딕 1961 빈티지 리저브'(700ml)와 1000만원 상당의 'Gii 산삼경옥고'(600g · 2개), '명인 황제김치'(19만8000원)를 내놓았고 현대백화점도 한 마리에 20만원인 '명품 굴비'(10개 ·200만원)와 최고급 홍삼으로 만든 '홍삼정天'(200g ·105만원), 일반 멜론보다 30% 비싼 '금 멜론'등을 선보였다.
한우세트와 참치세트 등도 프리미엄 옷을 입고 고급 선물로 변신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각 50만원 이상의 최상급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일 예정이고 동원 F&B가 2만 세트 한정으로 내놓는 '동원참치 명작’(165g · 16캔)도 선상(船上)에서부터 품질을 관리하는 'PS 황다랑어'를 사용해 가격이 13만원에 달한다.
대상 청정원이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명절마다 조기 품절되고 있는 ‘5년 숙성 간장세트’도 국내산 검은콩과 순창의 지하 암반수, 벌꿀 등을 원료로 하여 오크통에서 5년간 숙성시킨 귀족 간장으로 500ml 2병의 가격이 10만원이다.
하이스코트 장병선 상무는 “올 추석은 저가 선물세트 일색이었던 지난 2~3년간의 명절과는 달리경기 회복세 조짐이 나타나며 가격대가 매우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고 전하고 “받는 사람의 만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하여 위스키와 와인 일체형 패키지 같은 실속 있는 선물 세트를 준비했는데 유통 업계에서도 이 같은 이색 패키지 제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