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1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최고위급 회의(BCBS)를 개최하고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은행 규제개혁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각국 주요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현행보다 3배가량 많은 7%로 늘려야 한다. 이날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 위원장인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바젤위가 '바젤Ⅲ' 최종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적용된 '바젤Ⅱ'가 2004년에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6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합의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바젤Ⅲ에 따른 자본건전성 조건을 단계적으로 적용받고 현행 2%인 핵심자기자본비율(core TierⅠ)은 4.5%로 강화된다.
은행들은 여기에 2.5%의 별도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를 더하면 바젤Ⅲ의 자기자본비율은 7%로 올라가게 된다. 현행 4% 이상인 기본자기자본비율(TierⅠ)은 2013년 4.5%, 2019년 6%까지 높아져야 한다.
트리셰 ECB 총재는 "오늘 도출된 합의는 국제적으로 은행 자본기준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금융 안정과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들은 2013년까지 자기자본비율 3.5%를 확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곧장 자본을 늘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부실 우려를 낳고 있는 유럽은행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자금을 확충할 전망이다.
이번 바젤Ⅲ 최종안의 또 다른 핵심은 은행 차입 규제가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1회 차입 상한은 TierⅠ의 3%로 제한했으며, 누적 차입액이 TierⅠ의 33배를 넘을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은행에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 의무 적용을 2018년 1월 이후로 늦췄다.
바젤Ⅲ 최종안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제출되며 이후 각국의 승인을 거쳐 발효될 전망이다.
같은 날 바젤위의 은행 규제개혁안이 발표된 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 증자를 통해 98억유로(약 125억달러)를 조달할 것이라고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이체방크는 "독일 포스트뱅크 인수를 위해 최소한 98억 유로의 증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도이체방크의 이번 자본 유입은 포스트뱅크 인수를 위한 것이지만 아울러 은행 자기자본 비율의 강화와 사업 확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