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세상을 바꾸는 1천개의 직업 “우물 밖을 보여드립니다”

청년실업문제가 여전히 지속되며 정치·경제의 뇌관으로 급부상하자 사회적으로 근본해결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의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이 장기화되자 인식의 전환이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다는 대안이 제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시민단체 희망제작소가 경희대에서 주체한 '세상을 바꾸는 1천여개의 직업'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발상의 전환을 청년실업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 날 강연에는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 방송인 김제동씨, 재난구호활동가 한비야씨가 강사로 나서 구직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세상에 직업이 이렇게 많아요. 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가 이렇게 많다고요. 다들 애타게 젊은이들을 찾고있어요"라며 시야를 넓히고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면 새로운 직업을 창조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취지로 이번 박람회는 참신하고 대안적인 직업 1천개를 소개하며 선택할 수 있는 직업에는 한계가 없음을 알렸다.

특히 농촌이나 우리나라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직업은 현재 선호도가 낮을 뿐 아니라 개발이 미비해 잠재력이 풍부한 강점이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술인 막걸리를 직접 세계에 알리는 ‘막걸리 소믈리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한옥을 관리하고 기와와 온돌 등을 연구하는 ‘한옥관리사’, 도시의 공간을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농업의 공간으로 건강하게 사용하는 미래 농업을 준비할 수 있는 ‘도시농업설계사’ 등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전문 직업군으로 흥미를 끌었다.

또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도 제안했다.

버리는 물건을 재활용해 가방, 지갑, 벨트 등을 만들어 쓰레기도 처리하고 재활용으로 환경도 생각하고 상품 판매로 돈도 버는 ‘리사이클 전문 업체’, 빌딩의 에너지 소모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하는 친환경 그린 빌딩을 인증해주는 ‘그린 빌딩 인증 전문가’, 자전거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길이 불편한 점을 인식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빠른 길, 안전한 길을 안내해주는 ‘자전거 지도 제작사업‘ 등이 소개되며 발상의 전환만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도시와 나라의 얼굴인 간판을 톡톡 튀고 창의적으로 디자인하는 ‘예술 간판디자이너’, 보수적인 공무원들이 좀 더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공무원 교육 전문기관’, 강력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느끼는 정신적 후유증을 치유하는 직업인 ‘범죄피해자 전문치유사’, 좋은 소식, 좋은 기업들의 일자리 광고 등  아름다운 일 만을 싣는 ‘미담신문사’ 등이 소개됐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특히 청년실업의 근본해결책으로 ‘창조적인 눈’을 제시했다. 그는 “청년실업이 계속 늘고 있지만 창조적인 눈으로 보면 일자리가 매우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라며 “눈앞의 초조함을 버리면 세상의 모든 것에 도전할 수 있고 이런 직업들은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영리단체, 농촌, 사회적 기업 등 새로운 시대에 남들이 가지 않는 부분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며 세계를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강연으로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얻은 구직자도 많았지만 소개된 직업들이 현실과는 아직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 아쉽다는 지적도 많았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근무하며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으며 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구직자들에게 조금은 비현실적이고 꿈같은 직업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현재 청년들은 직업을 얻기 어려워 일반적인 취직절차에서 탈피해 새로운 분야로의 창업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다양하고 창조적이며 대안적인 일자리를 소개하는 이러한 시도는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의 일자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실업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