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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SOC, 민간투자 사업 위축…건설경기 경색 악순환

극심한 건설경기 경색 속에 민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대규모 SOC사업에서 민간자본 투자가 올 스톱되며 건설경기위축→민자 감소→경기위축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그동안 SOC사업 진작을 위해 민자 투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제시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02년부터 03년까지 민간 자본 투자가 약속됐던 10개 민자 도로사업 중 9개 사업에서 금융약정이 진행되지 못하며 일각에서는 금융권이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종합건설업체 관계자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금융권의 투자 외면현상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대규모SOC사업이 좌초위기에 빠지는 등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에도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나왔지만 이런 현상이 줄고 있지 않아 대책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다”고 덧붙였다.

민자 사업이 올 스톱되며 경기경색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자 정부는 자금조달여건 개선 등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민간투자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내 소식통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부대사업의 대상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민자 사업 자금조달 활성화를 위한 사회기반시설 채권 발행기관 확대, 신탁형 인프라펀드 도입, 인프라펀드의 자금차입 및 자산 운용상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할 것으로 안다”라며 “아울러 수익형(BTO)과 임대형(BTL)이 혼합된 새로운 민간투자 방식을 도입해 민간사업자의 투자위험과 정부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재정부에서는 건설 분야 기업환경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전반적인 민자 사업 활성화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민자 사업 활성화방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민간전문가가 포함된 TF팀을 구성, 10월까지 개선방안을 도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차원에서 그동안 거론됐던 해지시지급금, 정부고시사업 확대, 자본재조달제도 등 의견을 대폭 수렴, 적극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처럼 정부가 민자 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자, 업계에서는 BTL분야의 정부지급금을 실제 수요와 운영효율을 연계해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소수익보장제도가 폐지된 이후 금융조달이 경색된 점을 개선하고 본 사업의 수익성을 보완,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SOC채권 발행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이 정부차원에서 제시된다 하더라도 SOC사업의 민간 투자를 활성화시킬 특단의 대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부동산정보원 김의성 연구원은 이와 관련 “부대사업 초과이익을 사업시행자와 주무관청이 공유하는 방식을 쓰면서 민간 투자가 대규모로 위축됐다”라며 “사업시행자가 자본구조, 출자자 지분 및 타인자본 조달조건 등을 통해 출자자의 기대이익을 증가시킬 때 주무관청이 증가분의 반을 공유하는 작금의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민간 투자 활성화를 도모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는 민자 사업의 구조적인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투자활성화를 모색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SOC민자 사업은 민간제안사업의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가 폐지된 이후 금융권의 투자기피로 급속히 위축됐다”라며 “최소수입에 대한 보장과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지 않는 한, 민자 사업의 활성화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