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특별외교이사회에서 한-EU FTA를 2011년 7월 1일부터 잠정 발효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통부 통상교섭본부는 "그동안 한-EU FTA의 조기발효에 반대를 표명해온 이탈리아는 그동안 잠정발효 일자를 1년 뒤인 2012년 1월1일 이후로 연기할 것을 희망했으나 한-EU 양측간 협의를 거쳐 상기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EU 특별 외교이사회에서 27개 회원국 모두 FTA를 승인했으며 다음달 6일 한-EU FTA 체결을 위한 공식서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양측은 조속한 발효를 위해 유럽연합 각 회원국 의회의 개별적 비준절차 없이도 FTA가 잠정 발효될 수 있도록 하는 안에 합의한 바 있으므로 이후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가 통과되면 한-EU FTA는 무리 없이 발효된다.
이와 같은 결정은 한-EU FTA 서명에 거부 입장을 고수해온 이탈리아가 다른 EU 회원국들의 강도 높은 설득을 받아들인 결과다.
앞서 EU는 지난 10일 특별외교이사회와 13일 일반이사회를 열어 한·EU FTA 승인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탈리아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피아트 등 자국 자동차 업계에 대한 피해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외통부 관계자는 "잠정발효를 통해 양측은 정식발효까지 소요되는 2년여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으며 전체 협정문 가운데 90% 이상이 효력을 갖게 돼 사실상 정식발효와 별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이번 한-EU FTA 잠정발효 소식을 계기로 한-미 FTA 비준 일정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