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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프로젝트, 일반분양 둘러싼 사업성 논란 거세

추석에 돌입한 뒤, 용산국제업무지구(이하 용산프로젝트)사업을 놓고 관계자들의 고심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용산프로젝트 사업이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새판짜기’가 가시화된 이후 건설투자자들의 고심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립허브 측이 용산프로젝트를 복합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새판짜기의 일환을 목적으로 한 ‘액션’에 불과하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급보증(최소 200억원 이상)을 전제로 한 신규 건설투자자 모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런 액션만으로 일선 건설사들이 용산프로젝트에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시행사인 드림허브 측은 1천억원의 지급보증만 하면 그에 7배가 넘는 7천579억원 어치의 공사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추석 연휴 직전 사업설명회를 열어 일선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게다가 이 사업의 최대 주주안 코레일도 4조5천억원에 달하는 랜드마크를 선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새판짜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양상이다.

코레일은 지난해 ABS(자산유동화증권) 담보로 제공한 8천500억원를 비롯해, 토지대금 반환채권(1조6천444억원), 분납이자 반환채권(2천539억원) 등 총 7조2천억원 이상의 재무적 지원사격을 약속한 상황이다.

따라서 드림허브는 건설투자자만 확보되면 사업을 곧바로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연휴 시작 이후 본지 취재에 응한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넉넉한 시공물량은 건설사들 입장에서 메리트일 수 있지만, 사업성 확보를 담보하기 어려워 그만큼의 리스크를 질 수 있는 업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LG그룹이 사업참여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성 확보가 담보되지 않는 이상, 그룹 차원에서의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공기업인 코레일이 전례 없는 약속을 하면서 유동성 개선을 약속한 점은 긍정적이나 지급보증의 최우선 요건인 사업성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드림허브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용산국프로젝트 사업을 완공하려면 약 28조9천억원이 소요되며, 총매출액은 32조7천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가정은 코레일이 제시한 랜드마크 선매입을 포함, 이번 공모 이후 사업이 정상화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산출한 수치다”라며 “수익률 10%도 사실상 삼성물산이 사업초기 제시했던 사업성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지급보증을 거부한 채 사업에서 손을 땐 지금, 코레일이 제시한 이런 수익률이 사실상 현실성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물산이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던 작년 하반기 산출한 사업성을 보면,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갖가지 규제와 금융위기, 부동산경기침체 등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이 사업은 약 5조원의 손실이 예상된 점을 감안해 건설투자자들의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이처럼 드림허브 측과 건설사 간 사업성 분석이 8조원에 달하는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예측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드림허브 측은 시장 전망을 ‘낙관적 상승기’로 보는 반면 대다수 건설사들은 ‘보수적’관점으로 사업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대다수 PF전문가들이 작금의 상황을 감안, 드림허브가 제시한 사업성에 대해 반론을 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 관계자는 “용산프로젝트의 가장 큰 맹점은 바로 ‘일반분양’이라며 드림허브 측의 설명대로 용산의 유동인구가 많다고 하나 현 시장 여건 하에서 코엑스의 6배에 육박하는 상업시설을 80%이상 일반분양하긴 어렵다”라며 “삼성역과 강남역, 명동 등 현 최고 상권에 준해 책정한 3.3㎡당 1천800~5천800만원의 분양가도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주택과 오피스 부문의 분양계획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라며  “2016년말 준공이면 불과 2~3년뒤 분양을 해야하는데, 현 시장상황에서 삼성동 아이파크나 반포 래미안퍼스트지와 비교해 3.3㎡당 최고 4천600만원에 달하는 주상복합의 일반분양은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일반분양’을 중심으로 용산프로젝트 사업성에 대한 왈가왈부(曰可曰否)가 거세지자 일선 건설사들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사업협약을 완전 해지하고 랜드마크와 주거시설을 1단계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단계적 개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지급보증을 전제로 한 이번 공모에도 대형사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속되는 민간 및 공공부문 발주 기근으로 물량확보가 시급한 중견, 중소건설업체들은 보증액 300~500억원대의 사업참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