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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복귀 6개월…삼성 '미래경영' 재점화

이건희 회장이 24일로 삼성전자 경영복귀 6개월을 맞는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 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건희 회장은 지난 3월24일 이 같은 ‘위기론’을 내걸고 삼성 특검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손을 뗀 지 23개월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에 전격 복귀했다.

2년만의 경영 복귀에 우려의 시각도 있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삼성의 변화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다.

특히 그가 경영을 다시 챙기며 보수적인 삼성에서 벗어나 외부의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소셜미디어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과 신사업 진출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위기대응에 적극적인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단기간 이슈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쳤던 삼성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면이다.

이건희 회장은 복귀 후 가장 먼저 반도체 생산 공장 증설을 지시하는 등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 전 제품, 전 지역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10년’을 준비해 ‘초일류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기틀을 다져나가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복귀한 지 49일 만인 지난 5월11일 사실상 첫 공식 업무 석상에서 향후 10년 간 친환경 및 헬스케어 신수종 사업에 총 23조300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매출 4000억달러와 브랜드 가치 세계 톱5 달성 등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 2020’의 첫 발걸음이다.

그로부터 1주일 후인 5월17일 삼성전자의 화성 반도체사업장(캠퍼스)을 찾아 반도체 11조원, LCD 5조원 등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R&D) 투자 8조원을 포함해 총 26조원 규모의 올해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26조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이 같은 이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는 삼성 임원진들에게 큰 힘이 됐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9월 독일 IFA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 퇴진으로 콘트롤타워가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올해 IFA 간담회에서는 “주인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일본 기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전문경영인이 하지 못하는 큰 결정을 회장님이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건희 회장의 복귀로 삼성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재계의 한 관계자 역시 “이 회장 복귀 이후 ‘국내 대표기업 삼성’의 행보에 안팎의 눈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내년에 30조원가량을 시설 및 연구개발에 쏟는다. 기존 사업에서는 반도체와 LCD는 물론 OLED에 대한 추가 투자가 시작됐다. 신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태양전지는 상업생산을 위한 시설 확충에 나섰고 의료기기도 발을 내디뎠으며 바이오시밀러도 곧 대규모 투자계획을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