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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패션시장, 자라,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 경쟁력 벤치마킹 필요

자라, 에이치앤앰(H&M), 유니클로, 갭 등 패스트패션의 경쟁력은 패션성, 저가격, 신속성, 신뢰성의 F.A.S.T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패스트패션의 혁신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재빠른 공급체계를 구축해 국내 백화점, 아울렛 매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기업들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스트패션 기업들은 최신 유행을 빠르게 출시한다는 의미로 기획에서 생산, 판매 전과정에 대한 공급망 관리를 시스템화한 기업들을 일컫는다.

실제로, 스페인기업인 자라는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16.3%, 일본계 유니클로는 11.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이들 기업은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 자라는 19.6%, 유니클로는 47.3%로 엄청난 점포수 성장세를 구가했다.

대한상의는 우선 이들 기업들의 인기비결을 패션성에서 찾았다. 자라와 H&M은 최신 유행상품을 신속히 제공한다는 점에 강점이 있고, 유니클로는 ‘캐주얼 베이직’으로 실용성을 추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세계 35개국에 2천여 점포를 보유한 H&M은 전 세계의 유명디자이너 및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높은 홍보효과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자라 또한 스웨덴 본부의 디자이너들이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관찰하고 이를 소량 생산해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저가격’은 성장의 핵심 축이라고 상의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의류는 원자재에서 봉제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회사가 만들고 완성된 제품의 유통과정이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만 이들 기업들은 기획에서 판매의 전과정에 대한 공급망을 일괄 관리해 생산비용과 재고비용을 낮추어 저가격을 실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라는 시즌초기에 15%만 생산하고, 나머지 85%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생산하여 재고를 최소화시키고 있고, 유니클로는 중국 위탁생산으로 생산원가를 낮춰 아이템 수를 연간 500개 정도로 한정해 대량생산 하고 있다.

품질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유니클로가 중국 위탁생산에도 불구하고 고품질을 실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에서 30년 이상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채용, 봉제장인, 염색장인 등의 칭호를 부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현지공장의 기술 및 생산지도를 철저히 관리하고, 섬유개발회사 등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능성 소재개발을 지속한 것이 대표적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발빠른 승부, 그리고 제조-유통사간 끈끈한 신뢰도 패스트패션 기업들의 성공요인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명에 달하는 자라의 주력 디자이너들은 연간 1만개 이상의 신상품을 쏟아내고, 2주에 한 번씩 기존상품의 70%정도를 신제품으로 바꾼다”고 강조하며 “판매기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조-유통사간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는 공정관리를 바탕으로 반품 없이 전량 매입해 중국 현지공장과의 관계를 구축했고, 자라 또한 8백개 위탁공장에서 생산된 것을 전량 매입해 위탁공장과의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상의 김승식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일본은 글로벌 기업들이 유통시장을 점령해 가자 의류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들이 패스트패션 기업으로 변신해 이른바 유통채널 구조조정이 가해지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우리 패션기업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특유의 동대문 패션문화, ‘빨리빨리’ 정신은 패스트패션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며 국내 패션시장 구조개편과 공급망 관리 능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