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 불황 속에 일선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플랜트분야의 신규 수주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10월 현재까지 해외플랜트 신규 수주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올 하반기에는 600억 달러 수주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플랜트 분야의 선전이 기대되자 정부 차원에서 이달 중 해외플랜트 수주지원을 위한 플랜트 기자재산업 경쟁력강화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지며 건설사들의 해외시장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4일 3분기까지 해외플랜트 수주액이 507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작년 같은 기간의 229억 달러보다 121% 증가한 수준이며 작년 연간 실적(463억 달러)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서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행보가 한층 더 바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수주 규모가 급속히 성장한 이유는 UAE 원전수주(186억 달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원전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신뢰도를 확보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유가 지속으로 중동과 중남미 등 산유국의 에너지플랜트 투자가 지속·확대된 점도 수주확대의 요인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유로화 약세, 원화강세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기에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그동안 해외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수주급증의 원인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의 수주 증가가 단순히 외형적 성장을 넘어 내실 면에서 우수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간 중동에 국한됐던 한계에서 벗어나, 유럽·아프리카·아시아 등으로 시장이 확장됐고 단순토목공사에서 발전·담수 등 신성장산업에서의 수주규모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전통적인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 발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면서 전체 수주의 72%인 366억 달러를 수주했다.
아울러 시장진출 벽이 높았던 유럽지역에서 작년 3분기까지 10억 달러에 불과하던 수주규모가 올해는 50억 달러를 넘어서며 국내 건설사들의 약진이 거듭됐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프랑스 토탈 FPSO(18억 달러), 삼성중공업의 쉘 LNG-FPSO(12억 달러) 수주가 큰 부분 기여했지만 기술력 및 선진기업들과의 경쟁으로 시장진출에 애를 먹었던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에도 아프리카 28억 달러, 미주에서는 16억 달러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하며 시장 다변화 및 리스크 분산을 위해 건설사들이 블루오션을 개척,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만 44억 달러를 수주하며 중동일변도의 해외시장 공략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의 파푸아뉴기니 LNG 프로젝트(1억3천만 달러), 이케크건설의 탕롱 시멘트 플랜트 확장공사(2억6천만 달러) 등을 포함한 오일·가스시설과 발전 부분에서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유럽지역과 함께 시장다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단순토목공사에서 벗어나 신성장사업에 대한 수주규모가 큰 폭 늘어났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UAE 원전을 포함한 발전·담수 부문이 307억 달러로 전체의 60%를 차지했고, 오일·가스시설이 99억 달러, 해양과 석유화학 플랜트는 각각 65억 달러, 24억 달러를 기록하며 각종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수주효과 극대화와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달 중 플랜트기자재산업 경쟁력강화대책을 확정할 예정이며, 수주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조사 지원과 수주사절단 파견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해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공략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