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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시대' 금융으로 해법 제시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로 인해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금융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금융연구원은 5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과 공동으로 '저출산·고령화와 금융의 역할'이란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금융 관련 상품개발을 주문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금융시장의 대응방안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박사는 "은행권의 고령화와 관련된 금융상품의 문제점은 기존 상품에 단순히 금리 및 수수료 우대 등이 추가된 상품에 한정돼 있다"며 "연령과 소득별 특성 등을 고려한 시장세분화 전략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선 중·서민층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니즈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상품 개발 및 마케팅 수행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고소득층의 경우, 다양한 PB, 패밀리 오피스 등과 같은 상품서비스 개발을 통하여 이들 계층의 관심을 증대시키고 이들의 needs(금융 및 비금융)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여전한 과제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박사는 "저소득층 실버계층을 대상으로 한 민영 금융회사(은행)의 직접적 상품 서비스 제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 및 공공기관 등에 의한 공적기능을 보완하는 수준의 역할을 담당하되, 다만 비영업부문(또는 기타사업부문)을 통한 기여도는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은행의 전통적 이점인 안정성, 신뢰성 등을 무기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다양한 형태의 개별 장기금융상품 및 신탁상품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자산운용, 리스크관리 부문의 역량 제고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박사는 "저출산 고령화로 주택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역모기지 등 주택연금이 활성화된다면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상당 부문 완화될 것"이라며 적절한 금융의 대응이 이런 부수적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윤 박사는 "저출산·고령화는 예금수요와 주식수요의 불확실성을 키워 은행과 자본시장을 통한 금융중개기능을 제약할 것"이라며 "금융업권별로 금융중개기능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잠재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세훈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의 금융투자업 역할'이란 주제로 "재정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정한 제도적 지원과 결합된 금융수단을 자본시장을 통해 거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 박사는 대표적 금융수단으로 ▲어린이펀드 ▲장수채권 ▲장수스왑 등을 예로 들며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출산장려, 육아지원, 저소득가구 및 장애아동 지원 등의 복지정책을 통합한 어린이펀드를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연금지급기관이 장수채권을 보유해 연금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위험을 헷징할 수 있으며, 보다 세분화된 장수지수를 통해 금융수단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