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신영균씨가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등 사재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영화배우는 위험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가족을 위해 부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굉장히 애착이 가는 재산이라 앞으로 문화예술계에서 잘 지켜지고 쓰여지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가진 사람이 사회에 환원하는 ‘노블리스 오블레주’ 실천은 선진국에선 일반화됐다. 갑부는 물론 일반인도 기부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색한 편. 한 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든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부심, 자율성,창의성, 역동성, 호혜성, 다양성, 행복감 등 7가지 선진화 지표를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는 총점 65.5점으로 OECD 30개 회원국 중 24위로 나타났다. 30개국 평균치는 74.0점이며, 이 점수와의 격차는 시간으로 따지면 13.3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5위 경제규모와 G20 정상회의 유치 등을 외치면서 자존심을 높이고 있지만 선진국이 되기엔 아직 멀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기부를 했다는 ‘기쁜’ 뉴스는 없다. 신영균씨의 쾌척으로 기업이 앞장서서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