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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가격 인상 건설업체·철강업체 양측 팽팽한 대립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건설업체와 철강업체간 줄다리가 팽팽하다. 9월 대금결제 압박을 우려한 건설업체는 철근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려하고 철강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해 철근 값을 77만원 선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 주 중 9월 철근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건설업체와 철강업체 양자 간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며 철근가격 대금결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건설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9월 철근가격을 놓고 건설사와 철강업체간 줄다리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제철이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국제가격 인상분을 감안해 9월 철근 판매가격(고장력 10㎜ 기준)을 톤당 77만원으로 인상하고 10월분 철근 가격을 81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힌 뒤 불거진 이번 갈등이 쉽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근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건설업계는 수요자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인상이라는 반박을 고수하며 양측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미담건축의 최재윤 대표는 “지난주 대한건설자재직협의외 회의에서 71만원이 아닌 세금계산서는 절대 수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철강업체, 유통사 할 것 없이 모두 거부하고 있다”라며 “10월에 들어선 지금, 9월 분 철근가격 조차 합의가 되지 않아 대금결제가 미뤄지는 등 양측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건설업체와 철강업체의 기 싸움으로 애꿎은 유통사에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건설사가 유통사에 철근가격을 적절히 맞춰주고 제강사와 철근가격 합의 이후 소급적용하는 방식을 취해 왔는데 9월부터는 소급적용도 사라져 유통사가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양측의 입장은 어떤가…합의 가능성은 남아있어

일단 철강업체 측은 철스크랩과 선철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봉형강류 판매 부진을 이유로 9월 철근가격을 77만원 선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입 철스크랩 가격이 9월 중순 톤당 415달러까지 급상승해 여전히 강세인 상황이고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이 철강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가격인상이 없으면 현 단계에서 적자 상황을 면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반면 건설업체 측은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철근 값이 큰 폭 오르면 공사원가 부담이 가중돼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게다가 악성 미분양사태와 경영악화로 국내 건설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돌입한 점을 감안하면 기초자재인 철근 가격의 대폭 상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철근가격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금결제 지연이 지속되면 건설업체와 철강업체 양측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중간선에서 ‘극적합의’가 있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음 주 중 가격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합의 과정에서 9월 중 철근가격을 77만원과 71만원의 중간선에서 마무리 짓고, 분기별로 나눠 향후 철근가격을 재합의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추석까지 미뤘던 철근발주가 최근 늘어났다”라며 “철근 출하량이 삽시간에 늘어났다는 사실은 건설경기가 풀리며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해 건설업체들이 71만원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최대 성수기인 10월, 11월 두 달간 철근수요량이 60만t 내외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철근업체 또한 건설업체와 가격 협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