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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감, '오세훈 국감'으로 둔갑

지난 11일부터 서울시 관련 국감이 시작됐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서울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시 수장인 오세훈 시장에게 집중 견제해 서울시 국감이 오세훈 국감으로 변질됐다.

서울시 부채증가, 디자인서울·한강 르네상스 사업 실효성, 낙지 중금속 검출 파문, 서울광장 조례, 등 서울시의 여러 문제점을 놓고 오세훈 시장과 여야의원들의 설전이 펼쳐졌다.

그 중 제일 이슈화된 것은 낙지 국감이다. 이날 하루종일 낙지 논란 외엔 다른 쟁점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이날 전남 신안·무안 출신의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이날 서울시에 대한 국회행정자치위원회에서 낙지를 병에 담아 국감에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 의원은 낙지를 보여주며 "서울시의 낙지 중금속 발표로 애꿎은 어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을 몰아붙였다.

오후 2차, 3차 추가 질의에서도 이 의원은  "낙지 검사가 잘 못 됐다"며 오 시장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사실 낙지 논란의 중심에는 오 시장이 있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서울시의 낙지 검사에서 중금속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낙지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고 시청에 항의 방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 시장은 당시 어민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혀 잠시 논란이 누그러진 듯 보였지만 이날 국감에서 낙지 중금속 논란을 제기해 다시 점화된 것.

국감에서 오 시장은 "검사 결과 낙지머리는 위해하다"라고 답변해하자 이 의원 "정부기관인 식약청에서 발표하면 되는데 서울시가 신중하지 못하게 서둘러 발표해 어민들과 상인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비난했다.

국회행정안전위 소속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은 시의 부채증가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한강주운기반산업에 7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한강 예술섬에 6000억원, 디자인사업에 2000역원 등 1조원을 넘어선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들이 여전히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논의나 축소 없이 단순히 '부채감소대책'을 내세운 것은 실효성·진정성이 없는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서울시 공기업 중 가장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SH공사에 대해 이 의원은 "SH공사의 '선투자 후회수'의 사업적 특성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투자비용 회수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상일 의원(미래희망연대)은 '서울시 대민청렴지수 조사결과' 세무분야가 청렴도·투명성·책임성 등 총괄 청렴도에서 8.67점으로 최하위를 나타냈고 지적했다.

지난 4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민원처리 경험이 있는 시민과 단체를 대상으로 부패경험, 민원처리 투명성 등 전화설문을 실시한 결과, 서울시가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야별 청렴도에서는 소방 9.59점, 농수축산물 9.52점, 공원녹지·환경 9.46점, 건설공사 9.44점 등이었으나, 세무분야는 8.67점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윤상일 의원은 "시의 청렴도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서류 절차의 간소화와 인터넷 민원처리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며 "민원인 자신이 제기한 민원의 처리사항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 시장은 야당 의원의 질의에 구체적 수치를 들어 반박하는 등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공세가 이어지자 피곤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오 시장의 표정이 과거 4기 때는 상당히 밝았는데 5기 들어와서는 밝지도 않고 피곤해 보인다"며 "야당이 시의회와 구청장을 대부분 차지하면서 시달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초기에는 다소 일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초기에 비해 정치공세가 합리적인 질의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