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가 심각한 자살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13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생명존사업 추진대책, 자살률 반으로 줄인다'라는 주제로 기자브리핑을 열어 "자살률 줄이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자살은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힘이 작용하는 사회적 사실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사회는 자본과 효율만을 중시하다보니 생명존중에 대해 멸시돼 온 것 같고 경제불황으로 인한 생계곤란, 신병비관 우을증으로 인해 자살률이 높아진 것 같다"며 "생명존중에 대한 종합대책을 세우고 복지제도에 미흡한 부분을 채워 자살 예방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OECD 자살률 평균은 11.2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한국은 거의 3배나 높은 28.4를 기록했다. 2.6명으로 제일 낮은 그리스와는 14배 정도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매년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21.5명, 2007년 23.9명, 2008년 24.3명으로 늘어나는 추세이고 지난해 28.4명으로 지난해 비해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중 서울은 지난해 자살률 평균 26.1명으로 지자체 중 두 번째로 낮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자살률을 보유한 지역은 충청남도(45.8명)도 꼽혔고 제일 낮은 지역은 울산(24.8명)이다.
노원구는 서울시 기초단체 중 금천구(32.9명), 강북구(31.9명), 동대문구(31.4명), 중랑구(30.3명), 중구(30.0명), 강동구(29.4명)에 이어 일곱 번째로 높은 29.3명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기초단체는 서초구로 15.4명에 달했다.
노원구 자살자수는 지난 2007년 124명을 기록했고 2008년 139명, 2009년 180명에 달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살사고에 심각성을 감지한 김 구청장은 "구내 자살 현황을 확인한 결과, 무직 및 일용직 근로자가 평균 38.2명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신병비관과 생계곤란이 가장 큰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회적, 의료적 측면이 포함된 통합적 사회추진이 요구되고 저소득 취약계층 자살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노원구는 구 자살률을 OECD 평균수준인 11.2명으로 줄이는 단계별 목표를 세웠다.
이번 10월부터 2013년 12월 까지 자살률 15.0명으로 줄이고 2014년 1월과 2017년 12월까지 자살률 11.2명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지금 자살률 평균이 약 27%나 감소된다.
또, 노원구는 노원경찰서, 노원소방서, 응급의료센터(상계백병원, 을지병원, 원자력병원)와 자살위기 대응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자살 관련 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노원경찰서는 자살자 발생 시 자살자 인적사항, 사건현황 등이 적힌 ‘심리평가지’를, 노원소방서는 자살 시도자가 발생할 경우 ‘자살 시도자 발생현황자료’를 작성하여 보건소로 제출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센터는 자살시도자 및 우울증 환자 등 자살고위험자를 발견한 경우 본인 동의를 얻어 보건소에 사후 관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하게 된 배경은 실효성있는 자살예방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살자와 자살시도자에 대한 자료의 공유와 전문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병원이나 경찰서, 소방서에서 자살사건 및 자살시도 사건 발생 시 의학적 처치후 귀가시키는 등 해당 기관에서 조용히 종결처리해 왔지만 이들 자살 시도자나 자살 유가족은 자살 고위험군으로 언제든지 자살을 감행할 수 있어 체계적인 상담과 관리가 필요했었다.
구는 이들 자살자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이들 기관과 공유하고 전문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자살예방률을 획기적으로 줄여갈 계획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제도상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자살자와 시도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유가족과 자살시도자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 및 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며 “양극화 등으로 인해 벼랑 끝에 처한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주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