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국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나 중장기적으로는 점차 영향력이 줄어들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이 19일 오후 늦게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기준금리인 1년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0.25%p씩 인상돼 각각 2.5%, 5.56%가 됐다. 중국은 08년 12월 기준금리를 2.25%와 5.31%로 인하한 이후 23개월동안 유지했으며, 인상조치가 단행된 것은 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기준금리 인상은 소비촉진과 부동산 과열 및 해외발 인플레이션 자산가격 상승압력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진다. 따라서 중국의 본격적인 긴축으로 전환함에 따라 미국 증시는 19일 중국 기준금리 인상 소식과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165포인트 이상 급락하면 다우지수 1만1000선이 붕괴됐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증시가 일시적 충격은 받을 수 있지만 과거 경험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향력이 커진 중국의 금리 인상은 투자 심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 2000년 이후 중국 정책금리 인상 시점 전후로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추이를 보면 금리 인상 후 이전보다 상승 속도가 빨랐다.
◆국내증시 단기적 조정, 장기적 차이나리스크 해소 기회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기준금리인상이 한국 증시에는 일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이 중국의 GDP성장률 둔화와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대중 수출이나 진출기업의 실적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그는 "상해종합지수의 조정은 국내 투자심리에 심리적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임노중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 단기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중국경제가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아졌고, 우리경제의 대중국의존도가 절대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금년초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국내금융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잘 입증해주고 있다. 그러나 임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인상이 중국경제성장 기조를 훼손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단기로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중국 성장률을 감안할 때 금리는 여전히 경기 부양 수준"이라며 "과거 중국 금리 인상 국면에서 소비는 별다른 위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자본시장은 폐쇄적이라 금리를 올리더라도 신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날 위험도 없기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은 G20을 앞둔 정치적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상승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공조 균열에 따른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1차 지지선 1800선, 조정이 깊어질 경우 1750선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번 중국 금리인상의 조정의 폭이 커질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중국의 금리인상이 세계경제 우려를 야기하고 미 달러가치의 상승을 초래할 경우, 질서정연한 달러가치 하락을 원하고 있는 미 연준이 11월 2-3일 FOMC회의에서 예정된 2차 양적완화조치의 규모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아져 연말 주식시장의 반등 폭은 커질 것이다"고 덧붙여 말했다.
◆채권시장 일시적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
이번 중국의 금리인상으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우너은 "최근의 채권시장 강세는 외환시장 강세 기대에 따른 부산물인만큼 원화 약세 반전 기대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위안화 절상 혹은 금리 인상이 애초에 예견됐던 일이다"며 "중요한것은 자본유출입 규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가 다시 부활될 경우 우리나라의 금리 매력도는다른 이머징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지게 된다는 판단이다.
이상재 연구원은 "시장금리 대세하락은 마무리 가능성이 커졌으나 단기적(1개월)으로는 박스권 기조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금리인상이 한국 금리인상기조의 빌미는 될 수 있으나, 어느 경우이든 G20회담 이전까지는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하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10월 후반-11월 상반월까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