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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48)의 어머니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오전 11시 55분께 서울 장충동 이 상무의 자택에 수사관을 5명을 급파해 수색 5시간 여 만에 각종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파일 등 박스 1개 를 확보했다.
검찰은 박명석 대한화섬 사장 등 그룹의 재무 담당 전·현직 임직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상무가 비자금 조성 및 운용의 총괄 책임을 맡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이 상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 당했다.
이후 검찰은 법원에 관련 혐의에 대한 추가 근거를 들며 영장을 재청구해 20일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남편인 창립자 고(故) 이임용 회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천억원대 비자금 운용을 지휘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19일 소환한 박명석 대한화섬 사장 등 그룹 임직원 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무는 태광그룹 고(故) 이임용 선대 회장의 부인으로 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 설립 초창기 이사직을 맡은 이후 그룹 전체 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태광그룹을 둘러싼 갖은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06년 태광산업이 쌍용화재(현 흥국화재)를 인수하던 당시 직원들의 차명계좌로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 상무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찾은 자료를 토대로 비자금 운용에 대한 증거 보강을 끝내고 이달 내로 이 회장과 이 상무 등 오너 일가를 대거 소환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선대회장의 유산을 상속받으며 조세를 포탈하고, 비자금을 불리고자 계열사에 배임·횡령 등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압수수색이 늦어지면서 이미 핵심 증거자료가 모두 치워진 상태였다면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현재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며 “비자금의 실체가 확인되어야만 비자금의 용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