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최근 들어 폭락하고 있는 반면, 배추의 대체수요가 몰리면서 오름세를 보이던 양배추와 무는 큰 변동 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25일 현재 양배추 1망(8㎏ 그물망·상품기준) 평균 도매가격은 1만7794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하순의 1771원에 비하면 10배 이상, 905%가 폭등한 가격이다.
양배추 가격은 9월 말 2만1800원대까지 올랐다가 10월 초 1만3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양배추값 폭등은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는 배추가격과는 대비된다.
이날 배추 도매가격은 1망(10㎏ 그물망·상품기준)에 7164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날인 8284원에 비해 13.5% 내린 가격이다.
배추는 지난달 28일 3만5000원가량까지 폭등한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포기당 2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다만 아직도 지난해 10월 하순(2565원)에 비해서는 179.3% 높은 수준이다.
또 무는 상품 18㎏ 한포대당 평균 2만8439원에 거래돼 1일 3만2658원, 11일 4만1558원에 비해 각각 12.9%, 31.6% 하락했지만 배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다.
이같은 대조를 보이는 이유는 공급량과 소비에서 각기 상이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추·양배추·무 모두 산지 작황이 저조하지만 배추는 수입급증, 민간 저가공급, 소비위축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급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지만 양배추와 무는 공급부족을 해소할 뚜렷한 요인이 없었기 때문에 수급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양배추의 경우 현재 주 출하지인 충남 서산지역의 작황 저조로 국산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강세기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락시장의 한 경매사는 “지난 9월 태풍 피해로 서산지역 출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해 공급부족이 계속되면서 배추와 달리 강보합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양배추 수입도 시장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윤형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1~21일까지 양배추 3556톤이 수입돼 국내 전체 공급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가정용 소비는 중국산을 극도로 기피해 수요가 차별화되다 보니 국산 공급부족이 계속되고 있고 조기출하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특상품값은 더 오르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무 역시 공급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농협 관계자는 “끝물인 준고랭지 2기작에 뒤이은 중·남부권 산지도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10~15%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이 변수지만 산지가 확대되더라도 당분간 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