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중국과 대만은 자유무역협정(FTA)격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서명했다. 양국의 최종 승인에 따라 발효된 ECFA가 10월 28일 최초로 실행됐다. 이번에 최초로 실행되는 ECFA 조기수확프로그램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일부 서비스업 개방이다. 중국이 대만에 개방하기로 한 11개 서비스업 가운데 회계, 컴퓨터서비스, R&D, 컨벤션, 수입영화쿼터가 개방되는 것이다.
◆ECFA 첫 실시, 중국의 5개 서비스업이 대만에 개방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5개 서비스업 개방의 혜택은 해당업종의 대만 기업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동부연안을 중심으로 대만 기업의 중국 본토 진출이 촉진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쪽 수혜도 예상된다. 신흥산업 육성에 대한 중국정부의 노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자연과학 및 공학분야에서 대만의 우수한 R&D 인력을 스카우트하려는 중국 기업의 노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윤 연구원은 "양국 서비스업의 직접적 수혜보다는 ECFA가 본격화되는 상징적 의미가 사실 더 크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개방되는 5개 서비스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서비스업 및 대만의 개방대상 서비스업, 총 806개의 상품 개방은 추후 일정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고, ECFA 협의가 기본적으로 대만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중국에는 불리한, 불평균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ECFA를 통해 경제적 목적과 함께 정치적 의도를 달성하고자 했기 때문에 중국이 먼저 문호를 개방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에도 중국은 준비가 완료되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는 계속 순차적으로 서둘러 개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FA협의 및 차이완시대 개막 영향 점차 커질 전망
이번에 중국이 5개 서비스업종을 대만에 개방한 것이 당장 한국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시장이나 금융서비스업종에 대해서는 아직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연구원은 "ECFA 조기수확 프로그램의 첫 실행을 계기로 중국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대만과 경합하는 한국 입장에서 ECFA에 따른 상대적 경쟁력 약화가 점점 가시화될 것이며 차이완(CHIWAN)시대 개막에 따른 역차별 피해 역시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지난 26일 ‘중화경제권 시대의 부상과 국내 철강산업에의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국 중심의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상하고 있는 중국이 경제적 접근 전략으로 동남아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증권업계에서도 중국과 대만의 ECFA 체결로 국내 철강 업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는 중화권을 아우르는 중화경제권이 탄성됨으로써 한국 철강업체들의 중국 수출 규모 감소와 가격 인하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철강 대표주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이 27일 기준으로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이달 초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