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정상회의에 하루 앞서 글로벌기업의 스타급 최고경영자(CEO)들이 11월 서울로 모인다. G20 정상회의에 맞춰 열리는 이번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세계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례없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서울G20비즈니스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비즈니스서밋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을 비롯해 세계적 경제인 120여 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이틀 동안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The Role of Business for Sustainable and Balanced Growth)’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G20 정상회의 이후 민간 부문 CEO들이 직접 참여해 기업인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이번 서울 정상회의가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무역·투자’,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4개 의제에 대한 12개 소주제별 토론을 벌여 합의사항을 G20 정상회의에 전달할 예정이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유수 기업의 회장과 CEO가 다음달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 국내외 참석자 34개국 120여명의 명단이 거의 확정됐다.
비즈니스서밋에 참가하는 경제인은 G20 회원국 중 한국 15명을 비롯해 미국 12명, 프랑스 11명, 일본 8명, 중국 7명, 호주 4명, 터키 4명, 인도 3명, 러시아 3명, 독일 2명 등 총 86명이다. 비G20 국가소속 경제인은 스페인 5명, 네덜란드 2명, 덴마크 2명 등 총 26명이다. 업종별로는 제조·IT 35명, 금융 28명, 에너지 25명, 유통·해운 등 2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세계적 기업 서울로…서울로…
녹색·에너지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식수업체인 프랑스 베올리아 환경, 세계 최대 풍력 터빈제조업체 덴마크 베스타, 세계 최대 원자력업체인 프랑스 아레바, 러시아 석유기업 수르구트네프테가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기업인 로열 더치 셀 등도 이 기간 중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세계 최대의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발레 등 자원개발기업도 참가한다.
정보통신 부문에서는 2009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5위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7위인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북미 1위 스마트폰인 블랙베리 제조사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 벤처기업의 원조 미국의 휴렛 패커드와 반도체칩 기업 퀄컴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세계 10대 금융기관 중 상위 3개사를 포함 총 7개 금융사가 참석한다. 세계 1위 금융기업인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비롯해 영국 HSBC, 중국공상은행, 프랑스 BNP파리바 등이 참석한다.
▲국내 대기업 ‘세계의 관심 이끌겠다’
세계 최고의 CEO들과 함께 토론할 한국 기업인은 15명으로 예정돼 있다.
비금융권 12명과 금융권 3명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의 총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이석채 KT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등 중공업 분야와 통신업계 대표 CEO들도 참석한다.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임기영 대우증권 회장이 선정됐다.
국내 재계를 대표해 회의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들은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기 위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 분야에 해당하는 녹색성장 분과에는 삼성과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GS칼텍스 등 다수 대기업들이 참여한다.
무역·투자 부문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중 무역 확대방안에 관한 회의에 참석하고 LG가 중소기업 육성 관련 회의에 배정됐다.
롯데와 두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회의에, 한화와 한진은 금융 분과 내 인프라·자원개발 투자 관련 회의에서 해외 CEO들과 의견을 교류한다.
삼성은 이번 회의에서 스마트그리드와 그린 메모리 등 친환경 사업에 적극적인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킬 방침이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녹색성장 세션에서 자사의 친환경 녹색경영 전략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서밋에 참석한 주요 CEO들을 공장으로 초청해 소비전력을 대폭 낮춘 30나노급 D램 등 그린 메모리 생산과정과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비즈니스 서밋 참석 여부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 일정과 겹쳐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다.
LG 구본무 회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 CEO들과 교류를 넓히고 LG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무역투자 분과위원회에 참가하는 현대차그룹은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향후 무역 및 교류·협력 증대 방안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민계식 회장의 경우 '녹색 일자리'라는 주제로 심도있는 토론을 벌이면서 자사의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은 청년실업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유통·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언급할 예정이다.
사공일 준비위원장은 "비지니스 서밋은 외국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 한국이 주도하는 의제)로 불린다"며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프랑스도 한국이 개최하는 비지니스 서밋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