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 집계 결과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우세프(62.여) 후보가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PSDB) 후보인 조제 세하(68)를 12%포인트 가까운 큰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이로써 호우세프의 대통령 당선자는 남미 지역에서는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이어 세번째 여성 대통령이 되었다.
호우세프는 당선이 확정된 뒤 "대선 결과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하며 모든 브라질 국민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1964년 열여섯 살 때부터 마르크스-레닌사상에 심취해 사회주의 무장 투쟁 조직에 가담, 반정부 게릴라로 활동했던 그녀는 1970년에는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돼 3년간 옥중에서 온갖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출감 후 지방 소도시에 정착해 사회민주당(PDT) 결성에 힘을 쏟았지만 2001년 룰라 다 실바가 이끄는 노동자당(PT)로 옮겨 룰라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입안했다. 이를 계기로 2003년 1월에는 룰라 다 실바 정부의 에너지 장관에 발탁됐다.
2005년에는 총리 격인 수석 장관에 임명돼 대대적 인프라 개발을 골자로 한 성장촉진 프로그램(PAC)을 진두지휘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호우세프의 추진력은 룰라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명된 결정적인 힘이 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브라질의 대선에서 호우세프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면서 "게릴라 여전사였던 호우세프가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독일의 앙겔라 마르켈 대통령을 넘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여성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호우세프 당선자는 내년 1월 1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룰라 다 실바 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게 된다.
한편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호우세프 당선자를 동행시킬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브라질 정부가 G20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한국과 브라질 양국은 긴밀한 외교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