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빠른 시일내에 새롭게 도약해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일 "저로 인해 발생한 실명제 검사와 관련해 징계를 받게 되는 직원들에 대한 선처와 배려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이임식을 갖고 "그롭의 최고경영자로서 최근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 전 회장은 "3개 지점만으로 신한은행을 출번시킬 당시의 절박함과 환희, 대경빌딩에 본점을 마련할 때의 감격, IMF 외환위기 조직의 미래를 위해 떠나 보내야 했던 정든 식구들, 그리고 조흥과의 합병 당시 온 힘을 다해 따라 주었던 직원들..이제 모두를 뒤로 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며 그동안 신한금융의 놀라운 업적을 앞장서서 일으켜왔던 금융계의 거두로서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금융인으로서 50년의 인생 중 특히 신한은행의 창립과 지주회사의 설립은 가장 큰 영광이자 행복이었다"며 "남들은 우리가 이룩한 업적을 신화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금융그룹은 그동안 신한을 거쳐가신 선후배들과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 조직에 대한 몰입 그리고 고귀한 자기 희생의 결정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우선 류시열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새롭게 도약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류시열 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것은 이사회의 현명한 선택"이라며 "제 생각에도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더할 나위 없는 적임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한웨이를 바탕으로 찬란한 신한문화를 다시 한번 꽃 피워 주기 바란다"며 "공든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힘차게 앞으로 전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 30여년간 우리가 남달리 건전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한의 정통성을 목숨처럼 지켜왔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이 정통성은 기필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게 되는 직원들에 대한 선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