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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에 국내 환율예금자 발길 끊어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외화예금 상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시중은행 영업점 담당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닷새째 하락 행진을 이어가며 1100원대 중반에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장변동에 따라 미세한 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연말까지는 환율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이 크다.

미국이 달러를 풀어놓자 국내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져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외화 예금 금리는 0%대로 추락하고 있다.

금리 추락은 국내 은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 전날 5일 현재 금리가 0.58%를 기록했는데 영업점별로 우대금리를 적용해 보통 1%초반의 금리를 준다고 부연했다. 신한은행의 금리는 0.98%이고, 우리은행은 1.13%, 하나은행은 0.97%를 나타냈다.

외화예금의 경우 환율이 낮을 때 가입해 뒀다가 환율이 오를 때 찾으면 이전보다 이익을 찾을 수 있는 '환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환율이 단기간에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과감하게 발길을 끊어버린다.

이에 은행 영업 담당자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애를 먹고 있다.

외화예금은 이미 '제로금리'에 가까운 상황이라 금리보다는 환율변동을 기대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율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입 문의가 줄어들어 영업 담당자들이 곤욕을 치록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본래 외환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고 최근 수출 호조로 기업들의 수출대금 입출금이 늘어 전체 외화예금 잔액에는 큰 변동이 없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외환 관련 한 관계자는 "흔히 환율 등락에 따라 외화예금 잔액도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며 "올해 외화예금 잔액은 250억~300억 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유학자금 송금 등을 목적으로 하는 외화 실수요자들의 자금 수요도 꾸준히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외화예금에 가입할 때 단기적 환차익을 노리겠다는 욕심보다 적립식으로 가입해 분할 매수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달러나 뉴질랜드달러에 눈을 돌리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