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김장준비 비용은 전통시장이 평균 22만7159원으로 대형마트 26만1865원보다 3만4706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산지 직거래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 품질도 월등하다는 평가다.
11일 중소기업청(청장 김동선)은 시장경영진흥원(원장 정석연)을 통해 지난 1일부터 2일간 전국 16개 시·도 25개 지역의 전통시장과 동일 상권에 포함된 대형마트에서 주요 김장용품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배추, 무, 알타리무, 흙대파, 쪽파, 미나리, 갓, 마늘, 생강, 고춧가루, 천일염, 새우젓, 굴 등 13개 품목에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나타냈다. ☞ 관련자료 보기
진흥원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가격이 우세했던 2개 품목이 제제염이나 가공 멸치액젓이었음을 감안하면, 건강 김장을 위한 재료 모두를 전통시장에서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고 밝혔다.
김장 양념 품목은 전통시장 가격 우위가 훨씬 분명히 드러났다. 세부 품목별 가격비교 조사결과 새우젓(26.5%), 생강(25.3%), 굴(24.2%), 고춧가루(20.1%) 등의 순으로 전통시장이 더 저렴했다.
특히 새우젓(1kg·국내산 중품)의 경우 전통시장이 6761원으로 대형마트의 9196원에 비해 2435원 싸다. 고춧가루(3kg·국내산 상품)는 전통시장이 4만6490원, 대형마트는 5만8189원으로 전통시장에서 구입 시 1만1699원이나 절약할 수 있다.
전년대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평균 166.4%라는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무의 가격도 눈길을 끈다. 무 11개(1개 약1.5kg·국내산 상품 약30cm 기준)는 전통시장이 2만7562원으로 대형마트 3만381원 대비 2819원 저렴하다.
이외에도 굴(1kg·국내산 상품)은 3334원, 알타리무 3단(1단 약1.5kg·국내산 상품 약30cm)는 2364원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시장경영진흥원은 기자들을 초청, 소비자와 함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김장용품 장보기를 진행하는 '김장철 전통시장 팸투어'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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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좌)과 대형마트(우)에서 구입한 김장용품들. |
인천 중구 항동에 위치한 인천종합어시장에서는 김장을 위한 새우젓을 구입했다. '삼화상회'에서 추젓의 가격은 kg당 5000원.
투어에 참여한 조연주(47)씨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는 (kg당) 70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안다. (전통시장은) 마트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해서 6000원 정도로 생각하고 왔는데 더 싸다"고 말했다.
남상연(54)씨는 병이 아닌 봉지에 담는 것을 선택했는데, 같은 5000원어치였지만 무게는 1.5kg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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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상연씨(좌)와 조연주씨(우)가 새우젓을 시식해보고 있는 모습. |
삼화상회의 김순자(62)씨는 "병 말고 봉지에 주면 병 값도 빠지고 하니 양을 더 많이 줄 수 있다. 덤이기도 하다"며 "봉지에 주는 것이 전통시장인데, 깔끔한 것을 원하면 병에 줄 수 있다. 대신 덤은 주고 싶어도 안 들어가니 못 준다"고 말했다.
반면 주변 대형마트에서 산 추젓 1kg은 무려 2만3000원이었으며, 전통시장 제품에 비해 물기는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대해, 박천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유통이 짧고 상인들이 직접 관리·배송하기 때문이다"며 "어시장의 젓갈은 부평에 위치한 자체 발효 창고에서 직접 숙성시켜 제품력을 보증한다"고 했다.
남구 주안동 신기시장에서는 배추, 무, 쪽파, 생강, 고춧가루를 구입했다.
'신기야채'에서 투어 참가자들은 배추 4포기와 무 3개, 생강 400g, 서산 고춧가루 1kg을 샀다. 마트와의 가격 비교를 위해 정리해보면 배추는 1포기(2.5kg)에 2885원, 무 1개(1.5kg) 1000원, 쪽파(1.2kg) 2000원, 생강(400g) 2000원, 고춧가루(1kg)는 2만2500원이었다.
반면 대형마트 배추는 1포기(1.5kg) 2560원, 무 2330원, 쪽파(500g) 2980원, 생강(120g) 1080원, 고춧가루(영양) 2만2800원이었다.
신기야채 이정숙 상인은 "고추는 100% 서산 고추다. 친척도 있고 시집도 있어 20년째 지역에서 도매가로 사서 직접 판다"며 "생강도 전라도 직송이다"고 설명했다. 또 "단골 정으로 장사하는 것이라 남는 것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찬수네 방아간'을 운영하는 김종린 신기시장 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마트는 공장에서 빻으니 생산일도 모르지만, 여기서는 손님이 고추를 직접 골라서 사면 바로 빻는다"며 "충청도 서산 고추가 전라도 영양 고추보다 도매가가 높아, 실제로는 시장이 2500원정도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투어 참가자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야채만큼은 전통시장이 확실히 낫다"며 "현대화 되면서 신기시장은 물론 어시장도 깔끔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